'어벤져스3' 광풍에 감춰진 민낯...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수익만 56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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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3' 광풍에 감춰진 민낯...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수익만 566억?
  • 이종화 기자
  • 승인 2018.04.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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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독식, 독과점 시장, 가격 인상...관객만 봉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이하 '어벤져스3') 광풍이 불고있는 가운데 화려함 뒤에 감춰진 어두운 면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슈블랙홀 어벤져스3는 이번 주 가장 큰 사건인 남북정상회담까지 빨아 들일 태세다.

일단 개봉초반 성적표는 화려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개봉일  영화 예매율은 무려 96%, 예매 관객만 119만여 명, 예매 매출액 114억여 원에 이르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천만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첫날 관객수 62만 명을 훨씬 웃도는 기록이다. 개봉 이틀째인 26일 일찌감치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가뿐히 돌파했다.

북미에서 오프닝 수익도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69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어벤져스:인피티니 워'의 개봉 첫 주 수익은 당초 2억2500만(한화 약 2420억원)~2억4500만 달러(한화 2635억원)로 예상되었지만, 이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영화계에서도 오프닝 수익으로 2억 달러 넘는 영화는 5편에 불과하다. 1위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2015)로 2억4800만 달러(한화 약 2667억원)를 기록했다. 2위~5위는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  '쥬라기 월드',  '어벤져스', '블랙팬서' 순이다.

영화관의 비수기 평일 좌석 점유율은 보통 6% 남짓인데, 어벤져스3의 경우 평일 개봉했음에도 50% 이상의 좌석점유율을 보였다. 평일 6% 좌석점유율은 영화관 100개 좌석이 있다면 94개가 비어있다는 뜻이다. 50% 점유율은 영화업계에서는 천만영화같은 엄청난 대박영화에만 일어나는 특이한 케이스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평일 50% 점유율은 거의 나오기 힘들다"면서 "관객이 선호하는 영화에는 관객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걸 입증해준 것"이라며 영화산업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영화업계 관계자는 "이런 대작영화의 경우 부띠끄, 아이맥스, 4DX같은 특별관의 선호도가 높다"며 "일부 특별관의 경우 새벽3시30분 타임까지 70% 구매가 이뤄졌을 정도로 광풍이 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밝음이 있으면 어두움이 있는 법. 화려한 이면에 가려진 아쉬운 모습도 눈에 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관객들의 선택권, 기업이익 추구와 영화티켓가격 인상이슈, 대박영화의 꼬리표 암표라는 시장교란행위등의 문제들은 곰곰히 생각해 볼 부분이다.

우선 이 영화 한 편이 무려 2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독식해버렸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 할당된 스크린은 2563개(영화진흥위원회 집계). 이는 한국 멀티플렉스 사상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2026개 스크린으로 개봉해 '독과점 논란'에 휩싸인 '군함도'보다 500개가량 웃돈다. 국내 스크린수를 4500여 개로 산정할 경우, '어벤져스3'가 스크린의 과반(약 57%)을 가져간 것이다.

영화업계 한 관계자는 "직영점 기준 극장체인별 박스오피스 2위 '그날바다'의 점유율이 CGV 6.1%, 롯데시네마는 2.5%, 메가박스는 1.9%로 나타났다"며 "메가박스의 경우 수익성을 극대화한 영화편성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박스 영화관

영화업계 또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영화관계자는 "관객선택의 결과라고 하지만 이는 관객의 선택권을 무시한 기업의 독점적 횡포"라고 비난했다. CJ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 빅3들은 모두가 "예매율에 따라 상영관을 배정하니 어쩔수 없는 결과"라고 항변하지만 관객들은 "다른 영화를 볼 선택권을 박탈당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영화업체 홍보관계자는 "사전 예매율, 고객관심등을 고려해 스크린수를 편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4월 들어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관람료 1000원을 인상한 점도 관객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대박흥행이 예고된 ‘어벤져스3’ 개봉을 앞두고 관람료를 올린 것은 수익증대를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멀티플렉스 3사의 영화관람료 인상에 대해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으며, 24일 공정위는 3사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향후 공정위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업계에서는 외화 중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에 버금가는 1300만명 가량이 ‘어벤져스3’ 를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 '어벤져스'는 707만명,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1049만명이 봤다. 

흥행수입을 계산해보면, 영화티켓 1장 가격을 1만원으로만 잡아도, 1300만명의 관객이 봤을 경우 1300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이중 세금과 영화발전기금 13%를 제하고, 87%에 해당하는 금액을 영화배급사인 디즈니와 영화관 빅3(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반반씩 가져간다.

영화관 빅3가 가져가는 금액을 단순계산해도 565.5억원이며, 한 기업당 이 영화 한 편으로 188억원 내외의 수익을 가져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결국 문제는 멀티플렉스 빅3의 독과점 구조이며, 산업 논리에 떠맡긴 결과 결국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흥행영화 개봉시점에 맞춰 가장 소비자 저항력이 최소화되는 이 시점에 교묘하게 가격인상을 한 것은 꼼수"라며 "소비자들은 어쩔수 없이 가격인상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난했다.

지나친 예매광풍으로 투명하고, 정돈된 영화시장이 혼탁해진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일부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서는 아이맥스 티켓이 암표로 1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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