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추진사업 '짜맞추기식' 보고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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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추진사업 '짜맞추기식' 보고서 의혹
  • 편집부
  • 승인 2012.10.0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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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의원 “환경부 수질 예산 40% 삭감 불구 개선효과 그대로” 작성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수질 개선 예산을 40% 줄이고도 "수질 개선 효과는 그대로"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 '짜맞추기식'이란 의혹을 사고 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의원은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이 지난 2009년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작성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른 수질변화 예측결과'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5월 14일 과학원이 환경부 장관에게 보고한 1차 수질 변화 예측 보고서에는 "보 설치 구간의 수질은 사업 후 전반적으로 악화되며 특히 BOD의 경우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증가폭이 큰데, 체류시간 증가로 인한 조류 과대 발생이 주원인"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동안 정부는 4대강 보로 인한 수질 악화를 부인해 왔다. 그런데 환경부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발표 전에 이미 16개 보 구간의 수질 악화를 예상하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6.6조원을 수질 개선 사업에 투입하면 수질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 같은 예측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6월 8일 "4대강 사업을 하면 수질개선 효과가 있다"는 취지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심지어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정부는 과학원이 제시한 6.6조원 투입 제안을 무시하고 이를 3.9조원으로 대폭 삭감한다.
과학원은 3.9조원의 예산에 맞춰 2009년 11월 5일 2차 수질 예측 보고서를 올려야 했다.

한 의원이 입수한 두 번째 보고서에는 "예산 삭감에 따른 부하량 증가로 당초 예측 결과에 비해 전반적으로 수질이 다소 악화된다", "보의 운영으로 인한 수질영향은 관리수위를 낮추는 저ㆍ갈수기(3개월)에는 수질이 개선되나 연평균 수질에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음"이라며 수질 개선 효과가 없음을 지적하면서도, 수질 개선 효과는 6.6조원을 투입할 때와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결과를 냈다.

가동보를 운영해 수위를 2m 낮춰 관리하면 체류 시간이 감소해 수질이 좋아진다는 1차 보고서에는 없던 방식이 2차 보고서에서 갑자기 제시된 것.

일례로 낙동강 달성보 수질은 2006년 BOD 2.2㎎/L에서 6.6조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2.1㎎/L가 되고, 3.9조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2.2㎎/L이 된다. 낙동강 상주보의 경우에는 2006년 1.1㎎/L인데, 6.6조 원을 투입하면 2012년 1.0㎎/L이 되고, 3.9조 원을 투입할 경우 2012년 0.9㎎/L가 된다. 예산이 삭감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질 개선 효과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보 운영과 전혀 관계가 없는 안동댐의 경우는 특히 납득할 수 없다. 안동댐은 2006년 0.9ppm의 수질이 6.6조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0.8㎎/L으로 개선되고, 3.9조 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0.7㎎/L으로 개선된다.

한 의원은 "안동댐과 안동댐 하류의 경우 보 운영과는 무관한 지점이지만 2차 결과가 1차 결과에 비해 좋아진다는 점이나, 예산삭감 40%에도 불구하고 거의 유사한 수질 효과를 얻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명숙 의원은 "수질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4대강사업이 대통령사업이기 때문에 눈치보기한 것"이라며 "수질악화사업을 수질개선사업으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맞춤형 보고서를 제작했다는 의혹과 별개로, 1차 뿐 아니라 2차 보고서를 통해서도 과학원은 수질 악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것이다. 수질 개선 예산은 오히려 삭감을 해버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김황식 총리를 통해 대독한 시정 연설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면서 2014년까지 15조 원이 투입되는 4대강 지천 정비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편집부  ggalb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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