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화학, 2차전지 전초전 '끝'...본격 경쟁은 하반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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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LG화학, 2차전지 전초전 '끝'...본격 경쟁은 하반기부터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4.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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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생산공장 가동 시작하고 배터리 원재료 확보 경쟁도 가시화

삼성SDI, LG화학의 본격적인 2차 전지 전쟁이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두 업체의 유럽 생산공장이 올해 안으로 가동에 돌입하고, 바닥을 다져온 순수전기차(EV)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지난해 준공한 헝가리 배터리 공장은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해 2021년에는 1억28만7000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LG화학의 폴란드 배터리 생산공장 역시 올해 중 공사를 완료하고 전기차 10만대에 해당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을 위해 삼성SDI와 LG화학은 원재료 확보를 위한 교두보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급격히 늘어날 생산물량에 맞추기 위해서다. 

삼성SDI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가인 칠레의 리튬 프로젝트를 따냈다. 칠레 생산진흥청(CORFO)이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리튬을 원료로 현지에서 양극재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삼성SDI와 포스코는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1년 하반기부터 연간 3200톤 규모의 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화유코발트는 지난해 정련 코발트 2만톤을 생산한 세계 1위 업체로,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이 배터리 핵심 원료인 코발트의 안정적인 수급 체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격적인 생산은 2020년 부터로 예정됐으며,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연간 약 40만대 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핵심 원재료에서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 체계를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LG화학의 파우치형 배터리 <LG화학 제공>

현재 전기차 배터리 부문 세계 1위 업체는 테슬라에 배터리를 독점공급하는 파나소닉이다. 파나소닉은 지난 1~2월 967.3MWh의 배터리를 출하해 점유율 22.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생산량은 4.2%, 점유율은 11.4%포인트(p) 줄었다. 최근 발생한 테슬라 전기차 폭발 사고도 악재다. 

파나소닉의 뒤를 잇는 것은 올해 1~2월 기준 점유율 16.1%를 기록하고 있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국내의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인도 최대 자동차 회사 마힌드라그룹, 재규어,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파우치형 배터리팩으로 상대적으로 가볍고 디자인이 자유로운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SDI는 LG화학과 AESC의 뒤를 이어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과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AESC와는 1.3%p의 근소한 점유율 차이다.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는 BMW다. 최근 BMW 전기차의 판매 호조로 삼성SDI의 배터리 출하량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239.9MWh의 출하량, 7.9%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삼성SDI는 올해 같은 기간 405.3MWh의 출하량, 9.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제품은 각형 배터리다. 다소 무겁지만 안정적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각형 배터리에 관심을 나타내며 삼성SDI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듈형으로 원하는 용량만큼 탑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아직 완전 초기 단계로, 특정 모델의 인기에 따라 배터리 공급업체의 성적이 크게 바뀔 수 있다"며 "현재의 순위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전기차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에 불과하지만 시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2025년에는 전제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이 35%에 달하고 2030년에는 48%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이르면 202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 당장 2019년부터 신에너지차 의무생산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삼성SDI와 LG화학의 경쟁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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