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후폭풍...구성훈 대표 취임 한 달 만에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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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후폭풍...구성훈 대표 취임 한 달 만에 '사면초가'
  • 이단비 기자
  • 승인 2018.04.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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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전체 뒤흔드는 초유의 사태...구성훈 대표 사과문 발표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여론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금융참사'로 까지 불리는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오류 사태로 지난 3월에 취임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한 달 만에 '사면초가' 상태에 몰리게 됐다.

사고 발생 이틀만인 지난 8일 구 대표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통해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었다“며 “삼성증권의 대표이기에 앞서 투자자이기에 이번 사태에 더욱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 밝혔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여론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담당직원의 실수로 한정짓는 삼성증권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직원의 전산입력 실수와 도덕적 해이에 앞서 주식배당 입력 오류 시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회사차원의 통제 시스템 부재에 근본적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체적으로 배당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도 잘못된 주문을 차단하는 데까지 37분이나 소요돼 사건발생 후 위기대응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부통제 시스템 부재,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늑장대응 등 시간이 지날수록 드러나는 문제들에 갓 취임한 구 대표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더군다나 삼성증권이 촉발시킨 배당오류 사태는 증권업 전체의 시스템 불신으로까지 확산돼 공매도 폐지부터 금융당국의 책임을 묻는 등 그 여파가 점차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구 대표는 홈페이지 사과문이외에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원승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도 이날 금감원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삼성증권의 사과가 미흡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원 부원장은 “이번 사태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히 훼손한 대형 금융사고다”라며 “삼성증권이 전날 사과문을 통해 도덕적 해이, 직원 실수에 대한 사과는 했지만 정작 중요한 경영진 및 회사 자체의 사과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구 대표와 긴급 면담을 가진 원 부원장은 삼성증권에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삼성증권 사태를 '대형 금융사고'로 규정하고 이날부터 이틀간 삼성증권에 직원을 파견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한편, 지난 6일 삼성증권은 우리사주를 보유한 임직원 2018명에게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잘못 입금하는 사고를 냈다. 삼성증권은 발행 가능 주식이 10만여주에 불과한데 전산상으로 약 28억1000만주가 배당됐고, 사고 이후 직원 16명은 이중 501만 2000주를 팔아 치웠다. 이 때문에 삼성증권의 주가는 한때 11% 넘게 급락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9일 "투자자 구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투자자 민원접수 및 피해보상 응대를 위한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설치, 이날 오후 4시기준 180건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의 ‘팻 핑거’(손가락이 자판보다 두꺼워 벌어진 실수)로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이 발행되고 매매까지 이뤄진 초유의 사태를 구 대표가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단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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