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 블래스는 어떻게 신제품 스마트폰 정보를 유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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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블래스는 어떻게 신제품 스마트폰 정보를 유출할까?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3.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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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라는 시선도 여전히 있지만 그만의 노하우 있어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화웨이, 노키아 등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가 가까워 오면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름이 있다. 제조사의 극비 정보인 스마트폰 디자인, 스펙, 심지어는 제품 공개 일정까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공개하는 에반 블래스(Evan Blass)가 주인공이다. 

에반 블래스가 유출한 정보는 그 정확성을 수년간 검증받으며 유명세를 떨쳤고, 전세계 IT 관련 기자들도 그의 트윗 하나 하나에 집중한다. 

에반 블래스(왼쪽)와 그가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는 이미지

그렇다면 그는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 보안을 어떻게 뚫고 해당 정보를 입수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사전 유출되는 신제품 정보들은 제조사 협력업체 직원들의 보안에 대한 무감각, 혹은 자랑, 담당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 등으로 외부에 공개된다. 

지난해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 탄생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 X(텐)'의 경우, 애플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아버지를 만나러 온 딸이 아이폰X를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애플은 해당 엔지니어를 해고했다. 애플 사옥에서 아이폰X를 촬영하도록 한 자체가 사규를 위반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애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스마트폰 케이스 제조사에서의 도면 유출, 부품 업체에서의 정보유출까지 막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에반 블래스는 @evleaks라는 필명으로 2012년부터 활동하며 수많은 제품들의 정보를 누출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2012년의 노키아 루미아 820/920, 2013년 LG G2와 모토X, 소니 엑스페리아 Z1s, 2014년 HTC M8 Prime 등 2년간 유출한 정보만도 일일이 손꼽기 어려울 정도다. 그가 공개한 제품 이미지와 실물이 거의 완벽히 일치하며 그는 유명세를 탔다. 

그러던 그는 2014년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그가 직접 밝힌 공식적인 이유는 '돈' 이었다. 블로그 운영만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 어려웠고, 에반 블래스는 주간, 월간, 연간의 협찬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해킹' 의혹으로 FBI 수사설이 나돈 것이 은퇴의 배경이라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그는 곧 다시 돌아와 갤럭시S7,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LG G5, V20, LG V30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했다. 그는 최근 LG전자의 신제품으로 전망되는 G7이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을 적용할 것이라며 관련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에반 블래스가 훌륭한 해커라는 의심의 시선은 아직도 완전히 거둬진 것은 아니다. 그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유명 IT 전문지 '엔가젯(Engadget)'에서 수석 편집자 포함 다양한 직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8년 생으로 2004년 다발성 경화증(MS) 진단을 받았다. 2014년 진행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지팡이를 사용했다. 잠깐의 외출은 어렵지 않지만 장기간 걷거나 장거리 여행은 어렵다고 스스로 트윗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팬들의 요청에도 CES와 같은 가전 박람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에반 블래스가 정보를 얻는 방법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제조사 협력업체와의 네트워크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그가 뛰어난 부분은 정보를 수집하고 조합하는 방법이다. 온라인에 순간적으로 올라왔다 삭제되는 정보를 귀신같이 찾아내는 노하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신제품을 발표하기 전에 온라인 사이트에 해당 제품 홍보 페이지를 테스트 용으로 잠시 올리기도 한다. 여기에는 제품 이미지, 스펙 등의 정보가 일정부분 포함된다. 올리는 시기, 서버, 국가 등은 매번 다르다. 블라스는 이를 예측하고 감지하는 나름의 노하우로 찰나를 놓치지 않고 제품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보들은 제조사, 협력업체가 공유하는 공간 등에도 순간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에반 블래스가 최초로 유출했던 삼성전자 갤럭시S8 렌더링 이미지, 실물과 거의 흡사하다. <에반 블래스 트위터 캡처>

그가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공개하는 이미지의 품질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도 자신은 제품 정보보다도 자신이 렌더링하는 이미지에 더욱 신경쓴다고 전했다. 희미한 이미지일지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어느새 곧 공개될 새로운 제품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 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유출이 루머를 양산할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새로운 IT 기기를 조금이라도 먼저 만나보고 싶은 소비자라면 에반 블래스의 트윗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한편, 에반 블래스의 풀 네임은 Evan Nelson Blass(에반 넬슨 블래스)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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