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 케이크 원가 80%육박...가맹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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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 케이크 원가 80%육박...가맹점 ‘부담’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1.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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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차원의 가격 정책 절실"
CJ그룹의 투썸플레이스 신촌점 매장 전경

CJ그룹의 투썸플레이스가 취급하는 디저트 중 일부의 원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투썸플레이스는 현재 약 50여개의 디저트를 판매한다. 음료 뿐 아니라 케이크, 마카롱 등 다양한 디저트를 소비자에게 선보이며 디저트 카페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저트에 대해 원가가 지나치게 높아 가맹점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대비 16.4% 올랐지만 메뉴가격은 변하지 않아 가맹점주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잘 팔리는 케이크의 원가가 지나치게 높아 많이 파는데도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며 “최저임금이 크게 오른 시점에서, 원가가 낮아지거나 메뉴가격이 오르는 등 가격적인 대책이 필요함에도 본사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제품원가만 77%...‘투썸플레이스 스트로베리 초코생크림’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A씨를 만나 디저트 원가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A씨에 따르면 디저트 중 ‘투썸 스트로베리 초코생크림(이하 투썸 초생)’ 메뉴의 경우 많은 소비자들이 찾는 투썸 디저트 중 하나다. 이 매장에서 지난 12월에 팔린 라운드케익 500여개 중 이 제품만 약 250개가 팔렸다. 

쇼케이스에 전시된 투썸플레이스 스트로베리 초코생크림

투썸 초생 완제품 한 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와 가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시트(빵)가 1만 1275원, 딸기가 7870원이다. 제품을 윤택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필요한 식용 액상 반짝이는 약 700원, 완성제품 위에 뿌리는 금박이 약 1000원어치가 들어간다. 

이외에 케이크를 받쳐주는 받침대가 255.2원, 포장재 544.4원, 초·칼·봉투를 합쳐 154.77원, 초코 사인판이 77원이다. 투썸 초생 라운드 케이크를 투썸 초생 한 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제품의 원가를 모두 합치면 총 2만 2376.47원이다. 판매가격이 2만 9천원인 것을 고려하면 판매가격의 약 77%를 원가가 차지하는 셈이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투썸 초생 케이크 한 판을 판매하는 경우 약 6623원이 손에 남는다. 여기에 인건비·전기세·물세·임대료 등을 생각하면 순이익은 없거나 미미하다는 것이 가맹점주 A씨의 말이다. 

‘팔려도 안 팔려도 난감’...투썸 ‘애플뉴욕치즈’, 판매가 중 73%가 원가

애플뉴욕치즈 역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투썸플레이스 내 인기 디저트 중 하나다. 투썸플레이스 매니저 B씨는 “다른 디저트를 한 번 쇼케이스에 배치한다고 하면, 애플뉴욕치즈의 경우 같은 양을 두 번 배치해도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해당 디저트의 인기에 대해 설명했다.

인기가 좋은 디저트지만 가맹점 입장에서는 무작정 많이 판매하기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원가가 원체 높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현재 투썸플레이스에서 애플뉴욕치즈는 한 조각당 6000원에 판매된다. 이 디저트의 원가구조를 살펴보자면, 한 조각 어치의 시트(빵)가 3300원이다. 시트 위에 올리는 ‘사과 당적’의 경우 조각당 200원이다. 식용 액상 반짝이가 700원, 슈가파우더 50원, 종이픽 30원, 금가루가 120원이다. 원재료의 가격을 모두 합치면 4400원으로, 판매가에 대비했을 때 약 73%를 차지한다. 

 

“안그래도 원가 높은데...”최저임금 인상 겹쳐 부담감 커졌지만 본사는 ‘묵묵부답’
 
70%가 훌쩍 넘는 디저트 원가에 올해부터 오른 최저임금 인상에 가맹점주는 ‘영업을 지속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초생 한판을 팔아도 6천원이 남지만, 여기서 인건비 및 관리비·임대료 등을 제하면 남는 것이 정말 없다”며 “애플뉴욕치즈 역시 마진이 거의 없는 제품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고객들은 이 제품들을 가장 많이 찾는다. 우리 스태프끼리는 이걸 두고 ‘들어가는 게 많으니 맛있는거고, 맛있으니 많이 팔리는 거지만, 많이 팔려도 우리한텐 남는 게 없다’고 농담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 CJ본사에서는 ‘안 남으면 제품 발주를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메뉴 가격 조정을 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CJ본사관계자는 “카페업 특성상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을 먼저 올리는 ’총대‘를 맬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에 단돈 몇 백원의 순이익이 남더라도 일단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들여와 판매할 수 밖에 없다고 A씨는 언급했다. 이어 ‘가게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아예 안팔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본사차원에서 메뉴 가격 인상 혹은 원가를 내려주는 등의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속된 적자로 인해 가게를 접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최저임금이 인상함에 따라 ‘빽다방’은 원재료의 가격을 내려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9월 이디야커피는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가맹점주의 어려움을 부담하는 차원에서 ‘일부 원자재 가격을 무기한 20% 인하’하기도 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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