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7530원 놓고 편의점주도, 알바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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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7530원 놓고 편의점주도, 알바도 한숨
  • 이효정 기자
  • 승인 2018.01.12 0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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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 "인건비 부담"vs알바생 "짤리거나 근무시간 축소, 시급 후려치기 일쑤"
이마트24 편의점에서 고객이 물건을 계산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띵동” 자정을 넘은 시간, 편의점 문을 열자 경쾌한 종소리가 울린다. 가지런히 정렬된 물건들 사이에서 원하는 제품을 찾아 계산대에 내려놓는다. 바코드 찍는 소리와 함께 “3천원입니다”라는 직원의 목소리가 들리면 현금을 건네준다. 

2018년이 되어서도 우리에게 편의점은 변함없이 익숙한 모습 그대로지만 속사정은 크게 다르다. 올들어 7530원으로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은 편의점주에게 빚이자, 아픈 손가락이다. 

크게 오른 최저임금을 받게 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 중 일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최저임금인상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고용 불안과 근무시간 축소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편의점표 최저임금’, 즉 암묵적으로 최저임금이 지켜지지 않는 관행이 지속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확 오른 최저시급에 편의점주, “알바생을 줄여야 산다”...폐점도 고민 중

편의점 CU 전경.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는 게 유일한 생존방법입니다. 알바생들 돈을 안 줄 수는 없으니 내가 더 일해야지요.”

수도권의 한 편의점, 카운터에서 근무 중인 점주 A씨의 말이다. A씨는 이곳에서 매장운영을 한지 2년째라고 한다. 

최저임금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A씨는 “소상공인들 다 죽이는 일이죠. 최저시급이 오른 것 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존 영업장이 최소한 굴러갈 수라도 있게끔 정부나 본사측에서 지원이 뒷받침이 되어야 할텐데 그런 것이 없으니...업주들 뼈 깎으라는 얘기죠”라며 한숨부터 내쉰다.

A씨는 최근 두 명의 파트 알바생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현재로썬 인건비를 줄이는 것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네요. 알바생과 잘 얘기해서 마무리 지었고, 빈자리는 당분간 어머니와 누님이 채워줄 것 같아요”라며 말끝을 흐린다.

A씨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편의점을 폐점할까 고민 중이란다. 문재인정부가 ‘시급1만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내년 최저임금이 추가적으로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점포 유지는 더욱 어려워질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건 아마 저희 점포만의 문제가 아닐거에요. 다른 경영주님들도 다 비슷한 상황일거에요. 정도의 차이지”라고 A씨는 덧붙였다.

 

최저임금상승에도 불구, 고용불안 및 근무시간 삭감 우려에 떠는 편의점 알바생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고객이 물건을 산 뒤 나오는 모습.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피고용인 입장에서의 ‘최저임금 상승’은 긍정적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편의점 알바생들은 오히려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자신의 수입이 줄어들었다며 목소리를 냈다. 

6개월째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알바생 B씨는 “알바 입장에서 보면 급여가 늘어서 좋긴 하겠지만 저 같은 경우 오히려 한 달 급여가 줄어듭니다. 사장님께서 주휴수당까지 챙겨줄 여력이 없다고 하셔서 근무시간을 조정하게 됐어요. 저도 아예 투잡을 뛰려고 편의점 근무시간을 대폭 줄였어요”라고 말했다.

B씨에게 또 다른 편의점 알바생의 일화도 들을 수 있었다. 편의점에서 근무하던 C씨는 최근 편의점주에게 ‘최저시급이 인상됐는데 제 급여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라고 질문했다가 해고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급을 올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은 알바생들도 여럿 있다고 B씨는 밝혔다.

“사실 편의점 중엔 최저시급을 지키지 않는 업주들도 적지 않아요. 작년에도 그랬는데 이렇게 시급이 올라버린 올해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거에요. 지켜서 주지도 않을거면서 최저시급올라서 죽겠다는 소리 하는 사장님들 보면 그저 웃기죠”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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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뉴이어 2018-01-12 09:47:03
최저임금 오르고 진짜 최저임금 안지키는 사람들 엄청 많다 하지만 이것 또한 대책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돈내나 어플이라고 어플사용만으로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받아주는 것도 나왔다. 주변에서도 실제 이거 사용해서 주휴수당과 최저임금을 다 받았다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