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라이프생명 지원은 부실책임 그룹에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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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라이프생명 지원은 부실책임 그룹에 떠넘기기"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1.1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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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지배주주 일가 및 경영진 책임 외면하고 이사로서의 의무 위반"

현대모비스가 현대라이프생명의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부실계열사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태영 부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 및 경영진의 책임을 외면하고 경영부실의 책임을 그룹에 전가하는 것으로, 이는 현대모비스 이사들이 이사로서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15일 경제개혁연대는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적절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현대라이프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지 의문이라며, 유상증자 참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세 번째 현대라이프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투자한 총 금액은 3400억원에 이르게 된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달 12일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재무건전성이 떨어져있던 현대라이프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유상증자에는 현대모비스가 896억7000만원, 현대커머셜 603억3000만원, 푸본생명 1500억원 규모로 참여한다. 

경제개혁연대는 "현대모비스가 그룹 내 부실 우려가 있는 회사에 대해 단지 대주주라는 이유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결정을 했다면 이는 회사의 내부통제장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3차 유상증자 참여 결정에 앞서 정태영 부회장(기타비상무이사) 등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정태영 부회장의 영향력 하에 있는 현대커머셜과 동일한 조건으로 책임을 떠안는 것에 신중했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무건전성이 심각한 상태고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서도 현대라이프생명의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식의 대규모 자금 지원은 사실상 한계상황에 직면한 부실계열사를 그룹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비판이다. 또 이런 사태를 불러온 정태영 부회장에 대한 경영 책임을 묻지 않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2011년 심각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녹십자생명을 인수했다. 생명보험업계에 진출해 현대카드(캐피탈), 현대차투자증권(증권), 현대라이프(보험)을 모두 갖춰 금융 계열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 목표였다. 

당시 정 부회장은 현대라이프생명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빠르면 2년 안에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었했지만 매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연결기준 당기 순손실은 '12년 314억원, '13년 315억원, '14년 869억원, '15년 485억원, '16년 19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도 당기 순손실 90억원(별도기준)을 기록해 흑자 전환은 요원하다. 

5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RBC도 계속 하락하자 현대라이프생명은 몇 차례 외부 자금을 수혈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12년 10월 약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14년 약 950억원의 유상증자, '15년 푸만그룹(대만)으로부터 2130억원 유상증자를 진행했지만 RBC 비율은 뚜렷한 개선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11월에는 6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 4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현대커머셜이 매입키로 했다가 500억원으로 번복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라이프생명 지분 30.28%를 보유중이다. 현대커머셜이 20.37%, 푸본 그룹이 48.62%를 가졌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회사 중 하나로 현재 기아차 16.88%, 정몽구 회장 6.96%,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0.17%다. 국민연금도 9.84%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다. 

비상장사인 현대커머셜은 현대자동차 50%, 정몽구 회장의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이 33.33%, 정 고문의 남편이자 정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이 16.67%의 지분을 가진 사실상 가족회사다. 

경제개혁연대는 "정태영 부회장은 녹십자생명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려 했던 장본인이며, 현재 현대카드 등 그룹 금융계열사의 부회장이자 현대라이프생명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중이기 때문에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라이프생명은 작년 9월부터 절반 가까운 임직원을 구조조정하고, 개인보험 영업을 축소하는 대신 법인영업, 퇴직연금 등에 주력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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