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를 끌면서 게임의 관련 은어(隱語)가 게임 내 유저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에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언어, 현 시대의 시대상이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블루홀 회사를 지칭하는 단어, '애스홀'이다. '항문'이라는 의미로 해외에서 가장 잘 쓰이는 욕이기도 하다. 해외 사이트 '레딧'에서 유료 아이템 사건 때문에 '블루홀' 이라는 이름 대신 '에스홀'이라고 불린다. 국내에서도 긍정적인 표현보다는 서버관리나 핵 문제제와 관련하여 'XX 에스홀' 등 부정적인 표현에 사용된다.

'배린이'는 '배틀그라운드+어린이'의 합성으로, ‘배틀그라운드’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을 부르는 말이다. 3인칭 FPS 게임이라 처음 시작하면 게임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지사. '배알못(배틀그라운드를 잘 알지 못하는)' 등의 단어와 함께 사용되고, '베린이 스쿼드(팀) 모집' 등의 문구에 자주 쓰인다.

게임 플레이 스타일과 관련된 용어로, '존버충'과 '여포충'도 있다. '존버충'은 '존나 버티는 사람'의 준말로, 돌아다니면서 싸우기 보다는 한 자리에 가만히 숨어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을 노리는 게이머를 지칭하는 말이다. '존버'는 주식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사람을 뜻하는 주식 은어이기도 하다.

비슷한 말로는 교전을 최대한 회피하는 플레이어나 전략을 뜻하는 '간디', 바닷가 주변에 있는 돌 사이에 숨어 있는 플레이어를 뜻하는 '따개비', 평원의 작은 풀숲에 숨어 있는 플레이어를 뜻하는 치코리타(포켓몬스터) 라는 용어가 있고, 반대 되는 의미의 용어로 '여포충'이 있다. 삼국지의 여포처럼 적을 찾아 적극적으로 교전하는 플레이어나 전략을 말한다.

적을 이용하여 다른 적을 제어한다는 의미의 한자성어 이이제이(以夷制夷)를 뜻하는 '이이제이'는 둘이 싸우는 것을 지켜보다 이긴 적을 잡아서 이득을 취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 외에 자기장 위치를 예측하여 건물을 선점하는 전략인 '부동산'이라는 용어도 있다.

'치킨'이라는 용어도 많이 쓰인다. 게임을 해서 치킨을 먹는 것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치킨팟'의 의미는 게임에서 이길 경우 '이겻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이라는 멘트가 나오는데서 유래됐다. '치킨팟(치킨파티)'라는 말과 자주 쓰인다.

동물과 관련된 용어도 꽤 등장하다. 물 안에 들어가 있는 플레이어는 '물개', 누워서 이동하는 플레이어는 '지렁이'라 불린다. 또 차량을 피해 뛰어다니는 적이나 차량에 치어 죽은 적을 뜻하는 '고라니'라는 뜻의 용어도 있다. 아이템을 많이 보유한 적은 '고블린'이라 불리는데, 좋은 아이템을 많이 가지고 죽은 적을 '황금고블린', 차량을 끌고 와서 죽으면 '쿠팡맨'이라 불린다.

게임상의 헬멧은 '뚝배기'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사람의 머리를 뜻하기도 한다. 또 일부 유저들이 궁금해 하는 '밀배'는 밀리터리 베이스'를 뜻하는 말로, 좋은 시작 지점 중 하나로 꼽힌다.

‘배틀그라운드’에 나타나고 있는 은어, 줄임말 및 용어는 총기나 전투 관련 아이템뿐만 아니라 차량, 지역 및 맵 등 게임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한 게임 전문가는 "‘배틀그라운드’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여서 관련 용어들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며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의 즐기는 유저들의 의식이 반영된, 언어의 시대상이 가장 잘 녹아 있는 게임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