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미치는 美 갤노트8 판매량...준비 미흡했던 '빅스비' 때문?
상태바
기대에 못미치는 美 갤노트8 판매량...준비 미흡했던 '빅스비' 때문?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2.04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잦은 인식 오류와 타사 인공지능 대비 경쟁력 떨어진다는 평가...애플 신·구제품 공세도 영향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이 당초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성급한 빅스비 서비스 출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완전히 준비되지 않은 채 예정 출시일을 넘겨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프리미엄'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갤노트8은 국내에서 판매호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해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역대급 판매량'을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다. 원인으로는 아이폰X, 아이폰8 등 신제품 효과와 아이폰7의 가격 할인 공세, 빅스비의 불완전한 출시 등이 지목된다. 

스마트폰업계의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성급한 출시가 갤S8, 갤노트8 등 삼성 프리미엄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카낼리스는 지난 3분기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을 발표했는데 1위는 아이폰7(1300만대), 2위는 아이폰6S(790만대)가 차지했다. 3위는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J2프라임(780만대), 4위는 오포의 A57(780만대), 5위 역시 오포의 R11(720만대)이 자리했다. 이같은 결과는 9월 출시돼 3분기 성과에 제대로 집계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신제품들은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의 판매량을 합산할 경우에는 5위권 안으로 진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노트8은 지난 9월 15일 정식 출시된 이후 11월 1일 기준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출시 48일만으로 갤럭시S8의 40일보다 다소 오래 걸리진 했지만 현재까지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보이스를 사용하는 모델의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시작부터 '삐끗' 했던 빅스비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출시하며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으나, 음성인식이 가미된 완성된 형태의 빅스비를 시장에 제 때 선보이지 못했다. 

지난 4월 21일 출시된 갤S8에는 인공지능의 핵심기능인 음성으로 제품을 제어하는 '보이스' 기능이 빠졌다. 삼성전자는 "언어인식 기능의 범위를 높이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선 출시를 보류"한다고 밝혔었다. 

열흘 후인 5월 1일 빅스비 보이스 한국어 버전이 공식 출시됐으나, 영어 지원은 약속했던 5월이 아닌 7월에야 이뤄졌다. 현재는 중국어까지 3개국어를 지원하며 총 200여개국에 출시했다. 

정식 서비스가 출시된 후에도 빅스비는 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잦은 인식오류로 인해 구글의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등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플랫폼 중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갤S8에 탑재된 '빅스비 전용 버튼'도 문제가 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빅스비를 사용하는 대신 키 맵핑을 통해 구글 안드로이드 인공지능 플랫폼인 '어시스턴트' 호출, 자주 사용하는 앱 열기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했고, 삼성전자는 빅스비 버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원성을 샀다. 제조사가 자사의 플랫폼 사용을 강제하기 위해 하드웨어에 대한 소비자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갤노트8 출시 이후에도 해당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또 운영체제(OS) 차원이 아닌 제조사 차원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라는 해석도 나온다. 

갤노트8 출시 이후인 10월에는 빅스비 사업을 총괄이 이인종 무선개발1실장(부사장)에서 정의석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정 부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서 모바일 플랫폼 개발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빅스비를 통한 인공지능 플랫폼 확산이 지지부진하자 빅스비 서비스에 큰 변화를 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빅스비 2.0 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냉장고 등 모든 제품 및 IoT(사물인터넷) 기기에 활용해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S8에 장착된 빅스비 전용 버튼 <사진제공=삼성전자>

아이폰 신제품과 구제품 사이에 '끼인' 갤노트8

지난 3분기 갤노트8이 판매 순위 5위권에 들지 못했던 이유로 아이폰6S, 아이폰7 등 가격 할인 공세를 펼치는 구제품과 아이폰8, 아이폰X 등 신제품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이폰7은 지난 3분기 무려 1300만대가 팔리며 애플의 저력을 과시했다. 애플도 아이폰8, 아이폰X 등 신제품을 순위권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카낼리스에 따르면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의 출시 첫 분기 판매량을 합계는 1180만대로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시기상 집계에는 빠졌지만 아이폰X의 경우 출시 이후 25일간 1500만대가 판매됐다. 

아이폰X는 그간 부품 수급문제로 공급이 원활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으나, 출시 이후 부품 수급 문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업계에서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가 최근 애플에 대한 비방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초 애플을 정면으로 겨냥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남성과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는 여성을 대비하며 '갤럭시로 업그레이드 하라'는 메세지로 마무리 된다. 아이폰 사용자의 불편에 초점을 맞춘 영상이다. 

전자업계의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일하게 애플과 경쟁할 프리미엄 폰을 가진 삼성전자가 위기감을 느껴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