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비즈니스로 재미 못 본 삼성전자, AI '빅스비'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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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즈니스로 재미 못 본 삼성전자, AI '빅스비'는 다를까?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9.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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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 핵심 '인공지능 플랫폼 비즈니스', 치열한 경쟁 본격 시작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가 글로벌 플랫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4차산업 시대를 맞아 플랫폼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그 중 핵심인 인공지능 플랫폼 생태계 확장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공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처음으로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다만,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둔 경우가 드문 가운데, 4차 산업의 핵심 중 하나인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현재 전세계 인공지능 시장의 절대 강자는 미국의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가 탑재된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는 시장 점유율 70%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의 시리, 구글의 어시스턴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각각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등 ICT 기업들이 인공지능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출시중이다. 또 최근 구글은 지난 21일부터 정식 판매가 시작된 LG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을 통해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이 하반기 공개할 예정인 레퍼런스폰인 '픽셀'에도 한국어 어시스턴트가 탑재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시스턴트의 경우 구글이 OS(운영체제) 차원에서 지원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이어서, 구글이 원하는 경우 언제든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될 수 있다. 

구글은 앞으로 안드로이드6.0(머시멜로) 버전 이상에서 어시스턴트를 제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만, 상위 버전에서도 아직까지는 V30 외에는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 지원의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에 구글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의 인공지능 플랫폼과 경쟁할 삼성전자 빅스비의 경쟁력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또 그간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개발에 나섰던 OS인 '타이젠', 뮤직 플랫폼 '밀크', 가상현실(VR) 플랫폼 '밀크VR'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삼성페이'의 경우 하드웨어와 결합한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현재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많은 인공지능. 차이점은?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현재는 주로 스마트폰 UX(사용자경험)로 동작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의 경쟁자인 애플의 '시리'와 구글의 '어시스턴트'가 OS 차원에서 지원되는 인공지능 '비서' 역할을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는 스마트폰 사용성에 초점을 맞춘 인공지능 UX 플랫폼으로, 비서 역할을 하는 구글의 '어시스턴트'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빅스비와 어시스턴트,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등이 함께 비교되는 것은 사용자가 사용할 때 이런 성격의 차이를 일일이 확인하거나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시대를 맞아 플랫폼 비즈니스와 음성인식, 딥러닝,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의 중요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ICT 기업들은 각자 저마다의 장점을 극대화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쇼핑몰과 연계된 편리한 쇼핑 서비스, 구글은 검색엔진에 특화돼 독보적인 검색 정확도, 애플은 검색 및 앱 실행까지 가능한 시리 등 각각의 특징을 살렸다. 

'빅스비'의 사용성의 장단점

논란을 낳은 삼성전자 갤S8의 빅스비 버튼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빅스비 역시 하드웨어 제조사답게 앱 사용성에 주안점을 뒀다. 

"00앱 실행해 줘"를 넘어서 "오늘 사진 00 폴더에 넣어줘"라고 말하면 갤러리에서 오늘 사진을 골라 폴더를 생성하고 저장하는 작업을 한 번에 수행한다. 또 빅스비는 음성으로 단축 명령어를 지정할 수도 있다. 자주 쓰는 명령어를 간단한 음성으로 재지정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갤S8과 갤노트8에 빅스비 버튼을 탑재했다. 음성호출과 더불어 버튼을 한 번 누름으로써 간단히 빅스비를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 '빅스비' 버튼에 대해 약간의 논란은 존재한다. 

처음 빅스비 버튼이 탑재된 갤S8 출시 직후 북미지역 소비자들 일부가 빅스비 버튼을 구글 어시스턴트 호출, 또는 다른 애플리케이션 실행 등으로 리매핑 해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빅스비 버튼 리매핑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갤노트8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UX 차원으로 탑재되는 빅스비가 하나의 하드웨어 안에서 구글의 어시스턴트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글 역시 삼성전자와 인공지능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모든 기기에 보급이 가능해 확장성 측면에서 우위를 가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략적 제휴로 '빅스비'의 경쟁력 높일 수 있을까

최근 삼성전자는 카카오와 인공기능 기술 협력을 체결했다. 

즉 빅스비를 통해 "00에게 '오늘 만나자'라고 카톡 보내줘"라는 명령이 가능해 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국내 인공지능 플랫폼 시장 공략을 위해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의 인프라와 제휴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문자메세지보다 카카오톡을 더 자주 사용한다는 걸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해외 시장의 경우 이런 전략이 어디까지 통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LG전자의 경우처럼 구글과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세력이 등장할 수도 있다. 만약 빅스비의 편의성이 어시스턴트 등에 비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생태계 확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써드파티 개발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인공지능 시장은 이제 초기 단계로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되는 시장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삼성 글로벌 AI 포럼' 행사에서 "다가오는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향후 삼성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본격적으로 경쟁이 시작될 인공지능 플랫폼 시장에서 '빅스비'의 활약이 주목된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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