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럭키짱'을 만드는 강단 있는 개발자, 게임테일즈 정성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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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럭키짱'을 만드는 강단 있는 개발자, 게임테일즈 정성환 대표
  •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7.10.20 13:47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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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경 딸과의 결혼 스토리 소설로 담아내...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

깜빡이도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든 덤프트럭 차량을 세워두고 손으로 쾅쾅 차며 나무라는 사람이 있다. 게임테일즈 정성환 대표다.

정 대표는 평소에는 얌전한 듯 보이지만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강단 있는 사람이다. 회사에 다닐 때는 상사들과 많이 부딪히기도 했다. 전형적으로 위로는 부딪히지만 아래는 잘 챙기는 보스형 기질이다. 그런 성격 덕분에 월급도 못받던 개발자들을 가슴에 품고 독립을 해서 5년동안 꿋꿋하게 잘 견디어 왔다.

지금은 구글플레이이 스토어에 9개의 게임을 국내외에 출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고, 최근에는 '자세한 것은 생략한다'는 대사로 유명한 웹툰 '럭키짱'의 IP까지 확보했으니 개발사로서 자리를 잡은 셈이다.

게임도 게임이지만 인터뷰 내내 양파를 까는 것처럼 새로운 경력이 툭툭 튀어나는 매력적인 사내, 게임테일즈 정성환 대표를 이야기를 정리했다.

 

 

■ ‘럭키짱’의 개발자라고 해서 오긴 왔지만, 어떤 이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력 위주의 본인소개를 부탁한다.

 

정성환 대표: 98년 대구의 작은 회사에서 PC 패키지, 머드 게임 등을 만들면서 게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음악을 했던 경험으로 BGM, SOUND도 만들었고, 개발 중에 연재했던 소설이 인기를 얻으면서 소설도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게임회사들을 다니며 경력을 쌓고, 구름인터렉티브에서 만난 멤버들과 여러 회사를 함께 옮겨 다니다가 게임테일즈를 창업했습니다.

 

■ 정성환 대표는 오랜 경력의 개발자이자 소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가장 내세우고 싶은 경력 4개 정도만 골라, 본인을 소개해 달라.

 

정성환 대표: 1, 한국소설가협회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에서 동화로 문학상을 받은 것 2. 기획자로서의 생활을 하다가 처음으로 프로젝트 총괄로써 ‘케로로 파이터’를 맡은 것 3. 수년에 거쳐서 소중하게 조심스럽게 썼던 ‘SF사일런테일’이 출간된 것. 4. 구름 시절부터 만나 마음 맞는 멤버들과 10년을 함께 해왔다는 것이 가장 소중한 경력입니다.

 

■ 지금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당연 만화 '럭키짱' IP를 활용한 게임 제작이다. 본인이 작가여서 IP확보가 쉬웠던 것 같은데, 럭키짱 IP의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어떤 방식의 게임으로 만들고 있는지, 언제 출시되는지 소개를 해 달라.

 

정성환 대표: 기존에 알려졌던 것처럼 개발 외에 제가 소설도 쓰다 보니 만화가 박명운 작가님과 작품을 함께 시작하기 위해서 뵙게 되었습니다. 그때 인연이 되어 어느새 17년이라는 시간이 되었고요. 제가 원래부터 글 말고도 게임 쪽을 한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서 IP의 중요성을 얘기하시다가 김성모 작가님을 소개시켜주셨습니다.

‘럭키짱’은 여러 크고 작은 논란도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분명 김성모 작가님은 한국 만화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계시고, 게임을 위해 흔쾌히 계약해 주신 덕분에 저희 회사 입장에서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저희는 ‘럭키짱’의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대사와 액션을 살려서 수집형 RPG로 개발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미 ‘히어로즈 리그’를 통해 수집형 RPG에 대한 노하우는 가지고 있고, ‘케로로’를 통해 액션 연출 역시 충분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잘 다듬어서 원작과 캐릭터, 대사들을 활용하면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것 같다는 판단입니다. 이제 계약을 했고 기획단계이기 때문에 출시는 내후년 상반기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사무실에 콘솔 게임기(PS4)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은 오덕이 아니라고 했는데 ‘오덕포텐’ 영상을 보니 '오덕'이 맞다. 지금 진행 중인 'TS프로젝트'도 콘솔 매니아라서 그런 것 같다. 영상을 보니 퀄리티가 상당하던데 지금까지의 게임 퀄리티와는 차원이 다른 듯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정성환 대표: 뭐, 사실 콘솔 쪽은 오덕이라면 오덕이긴 합니다. 저희 회사의 장점은 먼저 개발팀 자체가 손발을 맞추어 온 지가 상당히 오래되었고, 프로그램 쪽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멤버들이 게임부터가 아니라 스포츠토토, KT통신망 SI프로그램을 시작했던 멤버들입니다.

2007년부터 10년 넘게 게임을 다뤘기 때문에 특히 클라이언트 쪽은 모든 프로그램 언어와 엔진 사용에 능하고 그만큼 R&D도 즐겨 하는 편입니다. 해당 ‘TS프로젝트’는 6명이 3개월간 프로토를 작업했는데, 콘솔다운 액션 RPG를 해보고자 노력한 흔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당연히 극초기 프로토타입이다 보니 부족한 점도 많지만, 6명의 개발팀이 3개월간 노력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또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영상의 프로토 버전은 모바일 기준의 작업물이기 때문에 현재 2K 이상의 게임과는 분명 퀄리티 차이가 있고, 적어도 저희가 어떤 엔진, 어떤 장르, 어떤 플랫폼에서든 개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 ‘게임테일즈’를 구글에 검색해보니 개발한 게임이 9개다. 이 정도면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다진듯하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어떤 것이고, 개발 중인 것은 어떤 것인지 소개해 달라.

 

정성환 대표: 사실 상업적인 인기는 역시 저희 창업 첫 RPG인 ‘히어로즈 리그’입니다. 국내 15만 다운에 피처드도 받았고, 유저가 단 한명 남더라도 서비스 한다는 저희의 약속 때문에 현재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별도로 글로벌 론칭도 했는데, 6개 국어를 지원했고 아무런 마케팅 도움 없이 5만이상의 다운과 베트남과 영국에서는 짧게나마 인기순위 상위에도 있었던 고마운 게임입니다. 현재 개발 중인 것은 현재 70% 공정을 들인 ‘Z슬러거’라는 캐주얼 디펜스 게임이고, ‘파이널블레이드’로 유명한 스카이피플이 개발 중인 비공개 프로젝트를 함께 돕고 있습니다.

 

게임테일즈 사무실 전경

■ 경력 위주의 얘기를 듣다 보니 '(성격적으로) 강단 있는 개발자'인 듯하다. 출시된 게임을 보면 기존의 개발 트렌드를 따른 것도 있지만 작은 것이라도 변화를 주고 있고, 대단하지는 않지만 재미난 설정이 많이 보인다. 애플스토어 초기의 신선했던 인디게임을 보는 느낌이다. 자신만의 개발 철학이 있는지, 또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성환 대표: 저희는 개발을 시작할 때, 상업적인 것과 비상업적인 것을 크게 나누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와리가리드래곤’이나 ‘와리가리치킨’처럼 매출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원타임 게임을 만들기도 하고, ‘도탑전기’의 시스템을 그대로 이어받은 어쩌면 카피캣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는 ‘히어로즈 리그’ 같은 게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대신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더라도 저희가 생각하는 작은 저희 색깔을 넣어보기도 하고 ‘시소팡’ 같이 흔하지 않은 특이한 퍼즐 게임도 만들기도 합니다. 상업적인 게임과 공익적인 게임을 모두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저와 저희 멤버들의 바람입니다. 그렇게 해서 충분히 저희에게 만족하는 성과가 난다면 다시 한 번 저희의 색깔이 진한 그런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래서 닌텐도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 가족 얘기를 많이 하는 걸 보니 가족 사랑이 남다른 듯하다. 특히 알려진 바로는 딸도 게임을 많이 즐긴다고 하는데, 본인이 원한다면, 업계에 입덕시킬 계획이 있나?

 

정성환 대표: 초등학교 2학년 때는 ‘패션스타’와 ‘늑대인간’이 꿈이었던 제 딸은 지금은 꿈이 웹툰 작가입니다. 2년 연속으로 국제친선 미술대회에서 상을 타오기도 하고, 제가 별로 가지지 못한 그림에 대한 재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나 아내는 당연히 본인이 원하는 걸 지지하는 쪽입니다. 현재는 웹툰을 원하니까 웹툰을 지지하고, 추후에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저는 일단 지지할 생각입니다. 나쁜 짓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걸 반대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훗날 어른이 되어서 딸이 업계에 들어가겠다면 저는 지지할 것입니다. 대신 취업은 자신의 힘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저랑은 별개니까요.

 

 

■ 대형 게임사의 그늘에 들지 않고 홀로 서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버텨 낼 수 있는 힘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향후 계획을 알려 달라.

 

정성환 대표: 냉정하게 말해서 겪은 느낌으로는 버텨낼 수 있는 힘은 없습니다. 정말 바닥에 내팽개쳐져서 뒹굴어보기도 했고, 끝을 알 수 없는 터널도 지난 거 같습니다. 지난 5년간 공식적으로 맺은 계약들이 파기된 것도 많습니다. 단지 저희는 현재 함께하는 이 멤버가 서로 등을 기대어 정말 때로는 몰아주기까지 하면서 버텨낸 것 같습니다. 대형 게임사는 전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데, 거기에 저희가 구걸해봤자 허공의 메아리라는 걸 이미 창업 2년쯤 느꼈기 때문에 적은 돈이라도 저희가 해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해나가는 중입니다. 5년간 개발한 게임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는 걸로 아는 분들도 많은데, 아닙니다. 저희는 일정을 지켜서 향후 프로젝트에 순서를 맞춰서 출시를 하고 있으며, 그것은 5년 전에도,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리스트 순서대로 스카이피플의 게임을 돕고 나서 ‘Z슬러거’ 그리고 ‘럭키짱’ 순으로 진행을 할 예정입니다.

 

강단 있는 성격으로 조금은 거칠지만, 마음 한구석 여린 구석도 있는 인간미가 살아 있는 개발자 ‘정성환 대표’. 그는 이름만 얘기하면 누구나 알 것 같은 총경 딸과 드라마처럼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했고, 수개월동안 월급도 못 받고 회사에서 쫓겨나 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유도가, 음악가, 프로그래머, 소설가, 게임사 대표 등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그는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경험삼아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아름다운 아내와 딸과 함께 하는 삶, 대박은 아니지만 롱테일하는 안정된 ‘럭키짱’ 개발사 대표로서의 ‘행복한 삶’이 그 소설 속에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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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케파점검뭐죠 2018-07-03 10:33:22
정성환님이 구름회사 점검하고있는건가요? 다시 운영하시나요?

뉴질랜드 2018-03-13 21:11:17
저기 혹시 예전 구름 대표 박영수 사장님은 지금 어디서 뭐하시는지 아세요?

뉴질랜드 2018-03-09 16:17:01
투니랜드 문의를 해본 결과 입니다.


신나는 세상을 만드는 투니랜드 고객센터입니다.


항상 투니랜드를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케로로 파이터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요청해주신 내용들을 확인하였으나
아직까지 케로로 파이터 게임 서비스와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확인되는 사항이 없습니다.

추후 서비스와 관련된 내용이 확인된다면
홈페이지 공지사항 등을 통해 안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원하시는 답변 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리며
향후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하는 투니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딘호 2018-03-02 22:25:07
케로로팡팡 인수 계획이 없다는거 잘 알지만 혹시 후에 회사의 성장이나 또는 여건이 된다면 케로로팡팡의 인수 혹은 케로로팡팡과 비슷한 틀의 게임 제작을 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너무 끝까지 가는 질문이라 죄송하지만 저 또한 케팡을 한 유저로서 너무 아쉽습니다.

1 2018-02-23 22:10:47
케팡 인수해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