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전략 결국 통했다...도시바, 韓·美·日 연합과 매각 계약 체결
상태바
최태원 회장의 전략 결국 통했다...도시바, 韓·美·日 연합과 매각 계약 체결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9.28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하이닉스, 단숨에 업계 2위로 도약...WD와의 소송과 반독점 심사는 과제

도시바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2조엔이다. 이로써 지난 7개월간 혼란과 반전을 거듭했던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은 막을 내리게 됐다. 

한미일연합과 도시바는 각국의 반독점 규제 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 내년 3월까지 매각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을 대동하고 일본 출장까지 감행하며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결국 성공하며, SK하이닉스는 명실상부한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1차 입찰에서 가장 많은 금액(3조엔)을 써 낸 것으로 알려진 대만의 훙하이(폭스콘의 모회사)그룹에 도시바 메모리가 넘어가지 않은 것도 이번 인수의 성공적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최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후폭풍으로 국내 기업들이 중국 사업에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들려온 모처럼만의 낭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도시바는 28일 도시바 메모리의 모든 주식을 한미일연합이 구성하는 '판게아(Pangea)' 컨소시엄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다음달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매각 승인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3950억엔, 베인캐피털 2120억엔, 호야 270억엔, 애플, 시게이트, 킹스톤, 텔 등 미국 회사들이 4155억엔을 출자한다. 도시바는 3505억엔을 재출자하고 6000억엔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한 3950억엔(약 4조원) 중 1290억엔은 전환사채(CB) 형태로 향후 10년간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다. 나머지 금액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하는 펀드에 펀드출자자(LP) 형태로 투자한다. 애플 등 미국 4개사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에 투자한다. 

도시바는 40.2%, 일본의 광학기업인 호야는 9.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해 총 50.1%로 과반을 넘겼다. 한미일 연합의 지분율은 49.9%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지난 4월 최태원 SK 회장이 일본 출장을 다녀왔다.

한편, 인수전에 참여했던 미국의 웨스턴디지탈(WD)는 한미일연합으로의 매각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WD는 지난 5월과 7월 ICC(국제중재재판소),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매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이 완전히 종료되려면 반독점 심사와 함께 WD와의 소송도 해결해야 될 과제다. 내년 3월까지 매각 절차를 마치고 채무초과 상태를 해소하지 않으면 도시바는 상장이 폐지된다. 

일본의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은 WD와의 법적 분쟁이 끝나면 도시바 메모리에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도시바 메모리 인수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강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에서 독보적인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세계 점유율 D램 2위, 낸드플래시 4위였으나 도시바의 인수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단번에 2위로 도약하게 됐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