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교착상태 빠진 '도시바 인수전'...'WD소송', 'SK하이닉스' 등 난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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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교착상태 빠진 '도시바 인수전'...'WD소송', 'SK하이닉스' 등 난제 풀어야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8.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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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의 강력 반발, 해외로 기술유출 우려 등...도시바는 타 컨소시엄과도 협상 재개

도시바 반도체 매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미일연합 중 유일한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가 단순 융자가 아닌 전환사채(CB)를 통한 지분취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해외로의 기술유출 우려 때문이다.  또 한미일연합의 지불능력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된 것으로 알려지며 매각의 방향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게다가 도시바측은 한미일 연합 외에도 미국의 WD, 대만의 훙하이 그룹(폭스콘의 모회사)과도 협상을 재개하며, 도시바 인수전은 원점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美 블룸버그테크놀로지는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1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컨소시엄 측은 도시바 메모리 매각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웨스턴디지털(WD)와의 법적 분쟁이 완료된 후 매각 대금을 지불한다는 방침이고, 도시바측은 더 이른 시기에 대금 지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연합은 베인캐피탈, SK하이닉스,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도시바메모리는 내년 3월까지 매각 절차를 완료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8~9월 안에 계약 체결이 돼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일본 출장을 강행했다. <사진제송=SK그룹>

매각의 돌발변수,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지분 획득 여부

매각 협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지분 취득 가능성 여부다. 

일본 당국은 도시바 매각 협상 초기부터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해 왔다.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며 1차 입찰에서 3조엔이라는 최고액을 써냈던 대만 훙하이그룹(폭스콘의 모회사)이 제외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훙하이그룹이 샤프를 인수할 때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가격을 후려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직접 투자가 아닌 컨소시엄이 신설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단순 융자 형식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향후 지분 획득이 가능한 전환사채(CB) 매입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전체 규모 약 2조엔(20조원) 중 약 3조원의 자금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외신들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지분 취득 포기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지난 6월28일 열린 도시바 주주총회서 SK하이닉스로의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됐으나 나루케 야스오 도시바메모리 대표가 직접 나서 "SK하이닉스는 대출 형태로 참가하기 때문에 기술 유출은 없다"고까지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의 지분 취득 가능성이 우려되자,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13일부터 도시바는 미국의 WD, 훙하이그룹 등과도 매각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 중대 변수, 웨스턴디지털(WD)와의 법정 공방

도시바와 욧카이치 공장을 함께 운영하는 협력사인 웨스턴지디탈(WD)은 우선매각자 선정 소식이 알려지자 강력 반발에 나섰다. 

WD는 도시바와의 협력사임을 강조하며 독점 교섭권을 주장했고, 도시바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매각 중단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 완료 2주전에 WD에 통보해야 한다고 결정하며 일단 WD의 손을 들어 줬다. 

WD는 국제중재재판소(ICA)에도 WD 동의없이 도시바 메모리를 매각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는 매각 중지 신청을 해 놓고 있는 상태며, 도시바측과 물밑 협상도 진행중으로 알려졌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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