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보복 장기화 上] 집요한 경제보복에 삼성 현대차 SK LG 4대그룹도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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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보복 장기화 上] 집요한 경제보복에 삼성 현대차 SK LG 4대그룹도 '망연자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8.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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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현대차·SK 등 나름의 조치 취하지만 한계...공장 가동 정상화 어려워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장기화되며 국내 4대 기업들의 중국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중국 생산공장들의 가동률이 떨어지거나 심한 경우 멈춰섰다. 

삼성의 시안공장의 경우 워낙 수요가 높아 안전지대로 평가되고 있지만 북핵을 중심으로한 국제정세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북한이 ICBM급의 미사일을 발사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4기의 조기 배치를 지시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보복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최근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보호무역 정책도 기업들에게는 이중고로 다가온다. 

기업들은 나름대로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대 중국 전략을 새로 수립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부만 쳐다보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지난달 27~28일 양일간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간담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중국차에) 한국산 배터리를 못판다"며 중국 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렴한 인건비와 중국 지방 정부의 강력한 유인책으로 속속 중국으로 공장을 옮겨 생산 단가를 낮춰왔으나,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보호주의 무역 정책에 속수무책인 형국이다. 

기업들은 사드 정국이 해소되면 공장 가동이 정상화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 주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반도체, 철도, 전기차 부분에서 '굴기'를 선언하며 자국 기업을 집중육성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탈(脫) 중국 정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사드 보복과 자국 기업 보호주의로 2차전지사업 직격탄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정책적으로 전기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 비야디의 전기차는 2015년 기준 테슬라의 전기차보다 더 많이 팔렸다. 

중국이 전기차 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보조금 정책 때문이다. 전기차 한 대당 5만4000위안(약 99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올들어 보조금이 축소되긴 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 변할지 모른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은 삼성SDI와 LG화학이 만드는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양사의 배터리 주문을 중지했다. 

LG화학의 중국 난징 공장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의 중국 배터리 공장 가동률은 올해 초 한때 20% 까지 떨어졌다. 현재 70%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나 100% 가동은 요원한 상태다. 또 중국 난징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 투자를 위해 표준인증을 신청해 뒀지만, 중국 당국은 석연찮은 이유로 인증을 해주지 않고 있다. LG화학은 생산 물량을 유럽으로 돌리고 ESS(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 제품 생산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SDI의 중국 시안 공장도 낮은 가동률을 보였으나 올해 초부터 점차 가동률이 올라오고 있다. 2018년경에는 공장 가동이 정상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중국 베이징에 합작해 설립한 베스크테크놀로지 공장은 올해 1월부터 멈춰섰다. 업계에서는 사드 배치의 반작용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SK이노베이션 측은 "베스크 가동 여부는 지분의 60%를 가진 북경기차, 북경전공 등 협력 파트너들이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에 너무나 많은 공장이 있는 현대기아차도 리스크 노출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의 제1, 2, 3 공장과 허베이성 창저우 4공장의 가동을 지난 31일부터 일주일간 중단한다. 하계 휴가에 맞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의 중국 공장 가동 중단은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그 동안은 교대근무를 해 왔다. 업계에서는 사드 후폭풍으로 인한 판매감소로 재고가 쌓여 공장 중단으로 재고 관리에 들어간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지난달 20일 충칭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가동했다. 충칭 공장에서는 고품질 신차와 SUV 차급을 주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 부진이 사드 후폭풍 때문도 있지만, 세단에서 SUV,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품귀난인 IT부품의 삼성과 LG는 아직 여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럼에도 중국 공장에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시안에 약 10조원 규모 낸드플래시 공장 설립을 검토중이며,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LCD 생산공장에 1조8000억원 규모의 8.5세대 OLED 생산라인 을 증설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퍼 사이클'로 표현되는 반도체 호황기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고 공급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과 일본이 OLED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중소형 OLED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산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대형 OLED의 기술적 우위 공고화와 중소형 P.OLED 양산을 위해 중국 공장에 투자한다. 

양사가 서둘러 대규모 중국 투자에 나서는 것은 향후 중국의 무역 장벽이 더욱 높아질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중국 공장 가동률 및 판매량 회복 등은 한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완전 정상화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서도 시장 다변화, 베트남 등지로의 공장 이전 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기업 차원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또 스마트폰, 자동차 등 분야에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도 없다. 업체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부분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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