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55년만에 첫 단체행동한 삼성전자 노조, 노조갈등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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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55년만에 첫 단체행동한 삼성전자 노조, 노조갈등 계속되나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4.04.19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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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임직원 노조 가운데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지난 17일 단체 행동을 진행했다. 이는 1969년 삼성전자 창업 이래 최초의 노조 단체 활동이다. 전삼노가 쟁의권은 확보한 상태에서 이후 파업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사측에 대한 내부 불만이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17일 전삼노는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에 위치한 부품연구동(DSR) 건물 앞에서 약 2000명(노조 추산)이 참석해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한 시간 동안 조합원 발언 및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집회는 애초 해당 건물 로비 1층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사측이 안전상의 이유로 진입을 막아 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지난 주말에 사측이 로비에 실내 화단을 구성한 것을 두고 전삼노 측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노조의 행사 방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향후 전삼노를 비롯한 삼성전자 사내 노조가 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낮게 점쳐진다.

18일 삼성전자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재직자는 “우리 회사는 무노조 경영 기조를 이어오다 사내 노조가 생긴지 얼마 안된 상태기 때문에 구성원들도 노조활동 이런 것에 익숙치 못하다”라고 귀뜸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파업이 진행된다면 참여할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내부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게 심상치 않다”라고 언급했다.

임직원들 사이에서 그간 임금 협상 기준에 대한 불만이 쌓인데다 밖에서 내부 사정을 모른 채 ‘억대 연봉인데 배가 불렀다’는 등의 비판 내지는 비난의 목소리도 이들을 압박하는 요소다.

익명을 재차 요구한 또다른 재직자는 “우리가 얼마를 받는지를 떠나서 노동자로서 우리가 얼마를 받을지 요구하는 것은 (쟁의권은) 당연한 권리인데 왜 연봉 액수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삼성전자와 노조의 갈등은 지난 1월부터 진행됐던 임금 교섭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 그 원인이 있다. 임금인상률과 휴가제도 등을 놓고 양쪽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지난달 18일 교섭이 결렬됐다. 임금인상안은 사측이 최종적으로 5.1%, 노조는 6.5%를 요구했다.

사측은 지난 29일 이노사협의회와의 별도 임금 조정 협의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평균 5.1%로 결정해 발표했다. 이에 전삼노는 노조와 협의없는 일방적인 발표라 항의한 바 있다.

전삼노는 지난달 15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에 따라 법적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진행된 쟁의행위 돌입에 대한 조합원 투표에서 찬성률 74%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전삼노는 내달 24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 서초사옥에서도 같은 행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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