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중에 또 비상...강달러에 면세업계, 프로모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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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중에 또 비상...강달러에 면세업계, 프로모션 ‘시동’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4.04.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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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중국 소비침체 및 달러 강세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업황...‘알짜’ 놓친 신라, 신세계에 2위 내줘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과 가까운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웬일인지 면세업계는 좀처럼 어깨를 피지 못하고 있다. ‘큰손’ 중국의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최근엔 달러까지 급등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각종 프로모션 행사로 대응에 나섰다. 소비위축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풀이된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몰린 중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사진=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몰린 중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사진= 롯데면세점]

여행업계는 웃어도, 면세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


해외여행 수요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실적은 1714만7016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1분기(1777만7255명)와 비교하면 약 96.5%의 회복률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해 1분기 여객실적(1143만2431명)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이에 여행업계에선 코로나19 이전보다도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고, 역대 실적을 경신해가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의 매출은 지난 2019년 이래로 줄곧 감소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조7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38.8% 급감한 것이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해 매출이 각각 2조9580억원, 1조91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면세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 내 소비침체의 영향이 가장 크다. ‘큰손’ 중국의 내수시장 침체가 고질적 문제로 자리 잡고, 면세점들이 따이궁(보따리상)에 지불하는 ‘송객수수료’를 줄인 것이 매출 감소에 직격탄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엔 달러까지 면세업계의 속을 들쑤시고 있다. 원·달러환율 가격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이다. 현재(18일 오후 14시 47분)기준으로는 달러 가격이 1374.30원으로 한풀 꺾였지만, 달러당 1400원을 돌파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고금리 충격 이후 4번째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역대 최대 격으로 오르자, 면세업계가 울타리를 치기 시작했다. 소비심리가 더욱 악화될 것을 예상하고, 떨어져 나가는 소비를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롯데·신세계·신라 등 국내 주요 면세점들은 환율 보상 프로모션을 앞 다퉈 내놓고 고객부담을 덜겠다고 나선 상태다.

신라면세점이 운영했던 김포공항점 DF2구역. (현재는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사진=호텔신라]
신라면세점이 운영했던 김포공항점 DF2구역. (현재는 롯데면세점이 사업권을 넘겨받았다.) [사진=호텔신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업황...‘알짜’ 놓친 신라, 신세계에 2위 내줘


파이의 크기 자체가 줄어들면서 면세업계 내 자리 쟁탈전이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면세사업의 특성상 계약기간이 길어, 일단 사업권을 따내야 매출 쟁탈전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최근 진행된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주류·담배(DF2) 면세판매구역 입찰 경쟁에 주요 면세점들이 모두 출격하기도 했다.

입찰 마지막까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치열하게 씨름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DF2 구역은 롯데면세점의 손에 넘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7일 주류·담배 매장 영업을 개시했고, 현재 김포공항 국제선 전 면세구역 통합운영에 나선 상태다.

한편 면세업계의 경쟁이 워낙 치열한 터라 업황을 내다보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 업계 내 2위를 차지하던 신라면세점은 최근 신세계면세점에 그 자리를 내줬다.

실제로 지난 17일 관세청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면세점은 국내에서 3조16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3조31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2위였던 신라면세점이 신세계면세점에 매출로 추월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텔신라와 HDC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매출(5352억원)을 합산할 경우엔 여전히 신라가 2위지만, 최초의 ‘역전’ 소식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한편 부동의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국내 매출이 4조293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이 기존 신라면세점의 김포공항 DF2구역 사업권까지 거머쥐면서 2·3위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김포공항에서 롯데백화점이 홀로 면세점 통합운영을 개시하면서 매출 격차를 빠른 속도로 벌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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