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친환경 소변 맥주 '피스너(Pisner)'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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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서 친환경 소변 맥주 '피스너(Pisner)' 등장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6.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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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을 비료로 재배한 보리로 만든 맥주...리사이클 통한 친환경 맥주로 화제
피스너 맥주 생산 모습<사진=Norrebro Bryghus, 코트라 인용>

덴마크에서 친환경 소변맥주 출시가 예고돼 화제다. 사람의 소변을 비료삼아 재배한 보리를 원료로 만든 친환경 유기농 맥주의 이름은 Pisner(피스너)다. 

소변을 의미하는 영단어 Piss와 Plisner(필스너)의 합성어가 이 맥주의 이름으로 정해졌다. 내부 시음회 결과 '새롭고도 꽉찬(Fresh and Filling taste) 맛'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고 덴마크 코펜하겐 무역관은 전했다. 

소변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맥주는 덴마크 시장에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맥주하면 독일을 떠올리지만 덴마크도 맥주를 사랑하는 나라 중 하나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맥주회사인 칼스버그의 나라이자, 칼스버그가 생산하는 맥주 중 절반이 덴마크에서 소비된다. 

소변을 비료로 한 맥주의 탄생 배경은 이렇다. 

덴마크 환경식품부는 2015년 리사이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람의 소변으로 맥아를 키워 보리를 만들어 보자고 여러 맥주회사에 제안했다. 

칼스버그의 계열사인 투보(Tuborg)는 이 제안을 거절했지만, 유기농 원재료만을 고집해 온 덴마크의 로컬 양조장 노레브로(뇌레브) 브리크후스(Norrebro Bryghus)에서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지금까지 일반 비료로 재배된 보리로 맥주를 만들어왔으나, 경쟁사에서 동물성 비료로 재배한 보리를 도입한 것을 본 Henrik Vang CEO는 색다른 맛의 맥주를 생산해 보기 위해 망설임없이 이를 결정했다. 

2015년 열린 '로스킬드 락 페스티벌'에 설치된 가설 화장실에서 수거된 5만리터의 소변이 이듬해 봄 2헥타르 면적의 보리밭에 비료로 뿌려졌다. 이 행사는 북유럽에서 가장 성대한 맥주 페스티벌로 꼽힌다. 

위생상의 이유로 소변은 비료로 사용되기 전 6개월 이상 저장기간을 거쳐야 하고, 지방정부로부터 비료사용 허가권을 얻어야 한다. 

이 보리밭에서 11톤의 보리가 재배됐고 '바이킹 몰트'라는 회사에서 맥아 작업을 마쳤다. 올해 3월부터 5월초까지 브루어리 작업이 진행돼 6만여병의 '피스너' 맥주가 탄생했다. 

노레브로 브리크후스의 야곱 한센씨는 코트라 코펜하겐 무역관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처음에 우리가 피스너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소변을 필터에 걸러서 맥주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 물어봤다"며, "우려와 달리 맥주가 시판되고 이를 맛본 사람들은 신선하고 꽉 찬 맛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된 맥주의 절반은 정부에서 수거해가고, 나머지 절반은 파트너 디스트리뷰터를 통해 일반 고객에게 판매할 계획"이라며 "저가매장이 아닌 유기농 전문 슈퍼마켓 체인 Irma 등 하이엔드 유통체인에서 피스너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스너 공식 런칭 행사 초청장 <사진=Norrebro Bryghus , 코트라 인용>

공식 런칭 행사는 6월 21일로 예정됐다. 

덴마크는 일반식품 대비 유기농 제품이 10%에 육박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유기농식품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나라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유기농 식품 생산 및 소비장려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매일 80만명분의 요리를 만드는 유치원, 병원, 정부기관과 같은 공공분야 단체급식의 60% 이상을 유기농 식품으로 대체했으며, 2015년에는 목표액을 초과한 88%를 달성했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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