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베트남 농업, 하이테크와 결합해 부활 꿈꾼다
상태바
위기의 베트남 농업, 하이테크와 결합해 부활 꿈꾼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3.27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기를 맞은 베트남 농업이 하이테크와 결합해 부활을 노린다.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농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하이테크 농업(Hi-Tech Articulture)' 투자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응웬쑤언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는 2017년 새해(음력 설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하남성에 위치한 빈에코(VinEco, 베트남 빈그룹 자회사)의 하이테크 농장을 방문했다. 

많은 베트남 경제전문가와 언론들은 이를 두고 베트남 정부의 하이테크 농업 발전을 위한 강한 의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베트남 중부 닥락성이 2017년 3월 투자세미나를 통해 하이테크 농업을 최우선 투자유치분야로 꼽은데 이어, 남부 하우장성은 지난 3월 21일 타타 베트남(Tata International Vietnam Company Limited)社와 하이테크 농업 및 농업 기계화와 관련한 투자 협의를 진행했다. 

베트남 푸옌성의 하이테크 농업단지 개발 프로젝트 <사진=베트남 현지언론 VR, KOTRA인용>

북부 하남성 역시 빈륵구와 리년구에 하이테크 농업단지를 조성하고 전기, 교통 등의 인프라 지원을 위한 정책을 도입했으며, 중남부 푸옌성은 2017년 2월 베트남 총리로부터 460ha(1단계)에 이르는 하이테크 농업단지 개발 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 '하이테크 농업'에 투자하는 베트남 대기업

베트남 기업 중 하이테크 농업분야 투자를 하는 기업은 주로 대기업들로 빙그룹(Vingroup), TH그룹, 비나밀크(Vinamilk), 팬그룹(Pan group) 등이 있다. 

빙그룹의 계열사인 빙에코(Vineco) 농장은 3000억동(약1324만달러)이 투자된 총 면적 180ha 규모의 농장이다. 이스라엘, 일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기술자문 등의 도움을 받으며 생산되는 모든 제품들은 우수농산물품질인증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비나밀크는 베트남 중부 달랏시에 베트남 최초의 유럽기준에 맞춘 유기농 우유농장을 오픈했다. 비나밀크는 유기농 우유농장에 2000억동을 투자했으며, 네덜란드의 유럽 유기농 검사기관으로부터 '베트남 첫번째 오가닉 낙농장' 인증을 받았다. 

베트남 2위 유제품 기업인 TH그룹은 북부 타이빈성에 하이테크 농업 투자를 위해 1억3640만달러를 투자했다. 3000ha 규모의 농장에서 유기농 과일, 채소 및 고품질 쌀이 생산되며 모든 제품은 미국, 유럽의 유기농 인증 및 '글로벌 갭(Global Gap)' 인증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 선진국들도 베트남 농업 부문에 투자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21일 하노이에서 열린 '이스라엘 농업기술 세미나'에서 이스라엘의 최신 농업기술을 베트남에 전수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3.7%의 노동력으로 95%의 자국 내 식품 수요를 충족시킬만큼 농업 기술이 발달했다. 

벨기에 동부 플랜더스 부주지사도 "최첨단 농업 생산기술 및 스마트 농업분야에서 베트남과 더 많은 협력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의 JETRO는 베트남 농업농촌개발부 국제협력국과 함께 2017년 2월 하노이에서 '베트남-일본 농업 협력 세미나'를 공동 개최해 100여개 베트남 기업과 20여개 일본 기업이 농업분야 투자 발굴 기회를 마련했다. 

◇ 위기를 맞은 베트남 농업

농업은 고용 측면에서 베트남의최대 산업이다. 베트남의 농촌지역 거주 인구인 전체 인구의 약 65%(약 6000만명)이며, 농업 종사자는 40~50%에 달한다. 특히 세계적인 벼 생산지인 메콩델타로 유명하고, 현재 쌀 수출국 2~3위에 해당한다. 

베트남 산업부문별 고용 현황 <사진=IMF, KOTRA 인용>

베트남 경제는 외형적으로 성장세에 있으나 농업의 GDP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월드뱅크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과 2015년 사이 베트남 농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7%에서 17%로 감소했고, 고용률 역시 65%에서 47%로 크게 감소했다. 2030년에는 베트남의 농업 GDP 비중이 8%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점점 감소하는 베트남의 농업 비중 <사진=베트남 통계청, KOTRA 인용>

42만5000여개 베트남 기업 중 농업 기업은 1% 미만이며, 이 중 상장사는 20개 기업뿐이다. 이는 베트남 농업 기업들이 아직 소규모 중심이며 이러한 기업들은 농기계 및 최신 농기술을 이용하기 보다는 단순 노동력과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특징을 지닌다. 

이외에도 소규모 업체들은 양질의 농업 기술과 위생 기준의 부재로 제품 품질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안고 있다. 

◇ 베테남 농업분야에 첨단기술 도입 막는 장애물 4가지

하지만 베트남 농업분야에서 첨단기술의 도입을 막는 장애물들도 존재한다. 

첫째로는 대규모 자본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하이테크 농장은 일반 농장 대비 5배 이상의 투자 비용이 소요된다. 정부의 노력에도 '하이테크'용어에 대한 기준 자체도 명확치 않고, 은행의 담보대출 역시 까다롭다. 

둘째는 베트남 정부의 지원책 부족이다. 2015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의 보조금 지원율은 10%에 불과했고, 스위스, 한국 등은 55~60%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셋째로는 고급 인력의 부족이 지적된다. IT 기술 접목 등 농업 분야의 최첨단 기술 도입 및 이를 활용할 숙련된 고급 노동자가 요구되지만, 14%의 농업 종사자들만이 정규 교육을 받았을 정도로 대부분의 농업 종사자들이 최신 기술 및 시스템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넷째는 베트남 토지 정책의 한계가 꼽힌다. 베트남 토지법상 개인 및 기업이 경작할 수 있는 면적에는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하이테크 농장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200ha 이상의 넓은 경작지가 요구되지만 대부분의 농가와 농업 기업의 경작지 면적은 20~50ha에 그친다. 응웬쑤언축 베트남 총리는 2017년 초 국회에 해당 토지법 수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의 관계자는 "베트남의 첨단농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가까운 시일 내에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산업"이라며 "일본과 이스라엘은 농기계 공급, 최신 농업기술 전수 등 적극적으로 베트남 농업분야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 하이테크 농업 시장에)진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우수한 종자를 공급하거나 생산할 수 있는 기술 전수나, 현지 농업 기업과의 파트너쉽 구축" 등을 예로 들었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