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유동성 자산 규제 현 수준 유지하기로…자금 조달 부담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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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유동성 자산 규제 현 수준 유지하기로…자금 조달 부담 낮춘다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3.10.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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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 LCR 규제 내년 상반기까지 현 수준 유지로 결정
은행채 발행도 은행 여건에 따라 조절 가능
작년 4분기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 돌아오자 수신 경쟁 과열 우려
수신 경쟁 완화 위해 자금 조달 부담 낮추려는 목적으로 해석

금융당국이 은행 유동성커비리지비율(LCR) 규제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은행채 발행도 은행 여건에 따라 조절 가능하게 하기로 했다.

1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과 주요 금융협회가 참석해 금융시장 상황과 위험 요인,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핵심 내용은 LCR 규제를 현재 수준으로 내년 6월까지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LCR은 은행이 보유한 고유동성 자산을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으로 나눈 값이다.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급격한 현금 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 수치가 커질수록 은행은 예금을 비롯한 유동성 자산을 더 늘려야 한다.

당초 금융당국은 LCR 규제를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LCR이 85%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는 “2024년 7월부터 단계적 정상화를 재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최종 결정은 2024년 2분기 중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이미지=금융위원회]

이는 원래 계획대로 올해 말에 규제 비율을 상향할 경우, 은행들이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은행채를 과도하게 찍어내거나 고금리 정기예금을 유치하는 등의 수신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각 은행이 여건에 맞게 은행채를 발행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필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예·적금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이 지나치게 증가해 회사채 발행에 악영향을 주는 등 채권시장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규모와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게 했다.

김 부위원장은 "적정수준의 금리경쟁은 필요하고 자금 확보를 위한 노력들이 개별 금융회사 차원에서는 합리적 결정일 수도 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이런 행위가 지나치게 확산될 경우 자금 불균형에 따른 유동성 문제 심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시장 안정차원에서 금융권의 이해와 노력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규제 유연화 조치들이 금융회사의 자산 및 외형확대 경쟁의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면서 "자금시장을 교란하는 이기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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