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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시대 한국의 현주소②] 너도나도 플랫폼을 외치지만..'우물안의 개구리'수준-인공지능(AI)이 활약할 마당인 플랫폼 경쟁력 부재...바라보는 시야가 '국내용'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네트워크, 빅데이터, 클라우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으로 꼽히는 기술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팩토리 등이 등장한다. IoT 기기들이 수집한 빅데이터가 5G 통신망을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분석 및 학습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 집을 관리하기도 하고,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하기도 하고, 차를 운전하기도 하며 제조공정 관리도 알아서 하는 세상. 모든것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 우리 사회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초입에 들어섰다. 각국의 정부 및 글로벌 ICT 기업들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혹은 뒤쳐지지 않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점점 본격화될 4차 산업의 물결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CT대기업, 네이버 다음등 포털, SK텔레콤 KT LGU+ 등 이통사,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기업.

이들 내노라하는 대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들 하드웨어, 이동통신, 포털 등 동떨어진 사업을 하는듯 하지만 하나같이 미래의 모습으로 그리는 꿈의 비즈니스가 있다. 글로벌 플랫폼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세계 인터넷보급률 1위임에도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는 '전무'

한국 ICT 산업의 특징을 꼽으라면 많은 전문가들이 압도적인 인터넷 보급률과 속도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그리고  높은 하드웨어(HW) 경쟁력과 빈약한 소프트웨어(SW) 파워를 지목한다. 

이런 지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단계에서 뼈아프게 다가온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4차 산업 시대에 각광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 기업 중 글로벌 플레이어라고 할만한 경쟁력있는 플랫폼 사업자는 전무하다. 

애플의 경우 스마트폰-iOS-앱스토어-시리(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통합 플랫폼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MS 등이 사업 단위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거나 새로운 플랫폼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는 이유는 그만큼 플랫폼과 생태계가 주는 천문학적인 메릿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을 먹여살리는게 애플스토어와 구글플레이아니던가. 

<사진=flickr>

세계시장을 놓고 한판승부를 겨루고 있는 플랫폼 3강...애플, 구글, 아마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5G 네트워크, IoT(사물인터넷)이 주목받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MS, IBM, 테슬라 등 글로벌 ICT 업체들은 시작은 각각 달랐으나 점차 인공지능을 정점으로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자율주행, 스마트홈 플랫폼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통합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자리를 선점하기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 유통업체로 시작한 아마존, 검색 엔진 기반의 구글, 컴퓨터 운영체제 중심의 마이크로소프트(MS), SNS로 시작한 페이스북 모두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매력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자사의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강력한 소프트웨어 파워가 기반이 된다.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 구글의 '어시스턴트', IBM의 왓슨, 애플의 '시리' 등은 인공지능 서비스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자사의 서비스 생태계를 아우르는 인공지능 플랫폼이기도 하다. 

국내 업체들의 최대 약점은 리더십 부족과 SW기술력

국내 대표 가전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가전업계를 선도할 정도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확보하고 있다. 가전 뿐 아니라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글로벌 1, 2위를 다투고 있고, LG전자도 품질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운영체제는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를 사용한다. 전세계의 갤럭시 시리즈와 G 시리즈 스마트폰 사용자가 생산하는 위치 데이터, 계정정보, 소셜 데이터 등은 모두 구글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다. 

구글이나 애플은 전세계 사용자의 누적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정밀한 스마트 데이터 생산이 가능하고, 점차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딥-러닝, 머신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정확한 음성 인식이나 명령 처리가 가능하다. 이런 부분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LG전자의 IoT 에코 시스템 <사진=LG전자 블로그>

하드웨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랫폼으로써의 하드웨어도 중요하다. 하드웨어 플랫폼은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최대한으로 구현해 내는 허브 기기, 각 가전 등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생산하고 전송하는 IoT 기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예를들면, IoT 기능이 탑재된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은 IoT 가전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폰 혹은 가정용 홈스피커 등이 허브 기능을 하는 식이다. 

최근 스마트홈이 각광받으며 IoT 기능이 탑재된 가전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자체적인 스마트 기능을 내장하면서도, 홈 허브 기기와 연결성도 강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가전 업체들도 이런 제품들의 성능과 상품성 부분에서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하드웨어 플랫폼의 경쟁력 만으로는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쫓아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8 의 경우를 보면 하드웨어 플랫폼의 한계가 잘 드러난다. 갤S8은 평판 바(Bar)형 스마트폰의 일률적인 디자인을 벗어난 혁신적 디자인, 세계 최고 속도의 프로세서 탑재, 뛰어난 화질 등으로 내외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 삼성전자는 야심차게 개발한 자체 인공지능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하며 세계 음성인식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갤S8에서는 최대 4가지의 음성인식 플랫폼이 구동될 수 있다. 전용 버튼까지 장착한 삼성전자의 빅스비, 구글의 어시스턴트를 비롯해, 아마존 앱에서 구동 가능한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 에디션에서 구동 가능한 MS의 인공지능 솔루션 코타나까지. 

자사의 최신 기기에 탑재된 최신 SW 플랫폼을 독점으로 공급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갤S8에 안드로이드 OS를 운영체제로 선택하지 않을 수도 없다. 설사 타이젠 등 자체 개발한 OS를 탑재해 구글의 SW 생태계에서 완전히 이탈한다면, 이미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은 자명하다. 

이미 국내에서도 수백억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의 웹 서비스, 국내 대학병원 등에서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 등 글로벌 기업들의 플랫폼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깊숙히 일상에 침투해 있다.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현실은...4차산업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가속도

세계적 추세와 산업지형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환을 선언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KT를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시킬 것을 공언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임지훈 카카오 대표 등도 포털사업자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 자율주행차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통번역, 챗봇 서비스 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사진=클로바 홈페이지>

네이버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발표했고, 현재 앱을 통해 베타 서비스 중이다. 또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도 운영중이다. 

카카오는 자사의 문자-음성 변환 엔진 '뉴톤'을 개발해 2014년 API를 개방했고, 최근 무료 이용 건수를 하루 2만건으로 확대 제공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들도 기술 개발과 상품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누구'를 출시했다. KT도 셋톱박스 형태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기 '기가지니'를 출시했고, LG유플러스도 연내 유사한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통사들의 스피커형 인공지능 기기 출시에 포털도 가세해 네이버는 '웨이브'라는 이름의 기기를, 카카오도 비슷한 기기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폰 앱을 허브로 활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양사가 경쟁력을 확보한 가전을 바탕으로 생태계 확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개발중인 새로운 OS 타이젠이 웨어러블 OS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2.0 점유율을 소폭 넘어서며 작은 가능성을 보였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으로써의 한계도 명확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언어의 문제가 지적된다. 인공지능 플랫폼의 입력 방식은 음성이 대세가 되고 있다. 글로벌 ICT 기업들도 사용 인구가 많은 언어를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때문에 구글의 어시스턴트나 IBM의 왓슨, MS의 코타나 등은 아직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가장 먼저 글로벌 출시된 애플의 시리는 한국어를 지원하고, 삼성전자의 빅스비도 한국어를 지원한다. 

국내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한국어를 기본으로 제품을 개발한다. 국내에서 큰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들은 가입자들의 유입으로 점차 한국어 지원 능력이 정밀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외에서 이렇다할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한 국내 기업들은 제품이 해외 출시가 된다 해도 사용자 확보가 여의치 않아 기술 고도화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많은 사용자가 많이 사용할수록 능력이 향상되는 인공지능의 특성 때문이다. 

다음으로 빅데이터 축적 능력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가 확보돼야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해외 사용자가 적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데이터를 축적하고 학습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국내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다 해도 글로벌 ICT 공룡들과 직접 경쟁을 하기에는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거둬들이는 매출, 국내 수익에 안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무겁게 다가온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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