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보험형제, 제 역할 찾은 신사업 강화...생보는 '요양' 손보는 '디지털 헬스케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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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보험형제, 제 역할 찾은 신사업 강화...생보는 '요양' 손보는 '디지털 헬스케어'로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8.3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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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라이프, KB골든라이프 인수 예정
KB손보, KB헬스케어 300억원 출자
요양사업, 헬스케어 사업 역량 강화
[사진=KB라이프생명]
[사진=KB라이프생명]

KB보험형제가 신사업 강화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KB손해보험이 주도했던 요양사업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재분배하면서다. KB라이프생명은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 절차에 나섰고, KB손보는 KB헬스케어에 자금 지원해 ‘오케어(O’Care)’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KB라이프생명이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에 나서면서 KB골든라이프케어 주인이 교체될 예정이다. 21일 KB손보는 KB골든라이프케어를 KB라이프생명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업계 최초로 설립된 요양사업 자회사다. KB손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실버사업 선두 주자로 거주형 노인의료복지시설(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 재가형 노인복지시설(강동케어센터, 위례케어센터) 형태의 도심형 요양시설을 운영 중이다.

요양시설 반응은 뜨거웠다. 위례빌리지는 개소 1년 만에 입소 대기자 1300명을 넘었고, 서초빌리지는 80명 정원에 300여명의 신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KB골든라이프케어를 KB라이프생명에 넘기는 이유는 생보사와 시너지 효과가 더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기존 요양·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회사가 전부 맡고 있었지만, 요양사업의 주요 거점 확대나 역량적인 부분을 강화, 자금 확충 등에서 라이프사이클과 밀접한 생보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인수 확정 상태는 아니고, 금융감독원 승인 절차 이후 편입 과정이 마무리되면 더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요양사업은 생애주기와 관련돼있으며 생보 산업과 연관성이 높다. 특히 생보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간병인 연금보험’ 등 장기간병보험 사업과 결합 효과가 기대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보사 17곳, 손보사 1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보험사가 노인장기요양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적절한 이유로 장기간병보험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 응답자는 85.4%로 생보사는 78.1%가 시너지 효과를 이유로 들었다.

전망도 밝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시니어케어 산업은 보험사의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다. 노인장기요양보험에 의해 형성된 시니어케어 시장 규모는 연간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전략컨설팅팀 정승희 연구위원은 “일상생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들을 포함하는 경우 시니어케어시장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며 “향후 시니어케어시장은 고령화의 진전으로 그 어떤 분야보다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사진=KB손해보험]
[사진=KB손해보험]

KB손보는 요양사업을 넘기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달 초 KB손보는 자회사 KB헬스케어에 300억원을 출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오케어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 투자와 운영자금을 충당하려는 목적이다.

KB헬스케어가 운영하는 오케어는 맞춤형 건강관리 파트너다. 가이드에 따라 식사, 운동, 수면시간 등의 일상을 기록하면 나만의 건강관리 루틴, 맞춤 관리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건강검진 결과나 잠재 질환 발생 확률을 알려주기도 한다.

흥미를 유발하는 보상시스템도 탑재했다. 건강을 위해 노력한 만큼 리워드를 제공한다. 현금처럼 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전용 쇼핑몰(오케어몰)에서 건강식품, 영양제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지난 2월 KB금융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첫 시범 출시됐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2만명을 돌파했다. 월평균 이용자 수 1만4000여명에 이르는 등 지난해 임직원 B2B(기업 간 거래) 시범 운영으로 기업형 복지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오랜 기간 검증된 품질 등의 강점을 살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일부 오케어 서비스를 연내에 오픈하는 걸 목표로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기존 문제점들을 보완 고도화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비대면 서비스 등의 국내 사업 영역 규제안에서 어떤 차별화된 부분을 제공할지 고심하고 있다 보니 조금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래 유망 사업으로 오케어의 성장은 KB손해보험 수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조사 기관 GIA(Global Industry Analysts)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1525억 달러에서 2027년 5088억 달러(630조원)로 연평균 18.8%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KB보험형제의 신사업 추진은 KB금융그룹의 든든한 조력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난 6월 KB금융지주는 일본 최대 보험그룹 솜포홀딩스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양 사는 고령화에 집중해 맞춤형 요양서비스, 금융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에 의견을 나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보험산업 환경 변화 및 대응 방향성으로 보험사들은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밸류체인을 확대,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라며 “헬스케어 서비스·장기요양서비스 사업 진출 검토 및 사업모델 간 시너지 극대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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