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 너무 크게 내렸나…경기침체 불안에 증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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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너무 크게 내렸나…경기침체 불안에 증시 휘청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4.13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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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2년 만에 최저치
뉴욕증시 하락…경기침체 우려
“물가 예상보다 빠르게 내릴 것”
[출처=Unsplash]<br>
[출처=Unsplash]

현지시각 12일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큰 폭 하락하면서 경기침체 우려에 불씨를 키운 탓이다. 같은 날 공개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미 연방준비제도가 경기침체를 거론하면서 증시는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1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29포인트(0.11%) 하락한 3만3646.5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각 16.99포인트(0.41%), 102.54포인트(0.85%) 내려간 4091.95, 1만1929.3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의 둔화폭이 예상보다 컸던 탓이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시장 전망치(5.1%)를 소폭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폭은 0.1%로 마찬가지로 2월 상승폭 0.4%, 시장전망치 0.2%보다 낮게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 -17.4%, 연료 -14.2% 등 에너지 가격이 내리면서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근원 CPI는 시장 전망에 부합한 결과를 나타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및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같은 기간 5.6%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는 0.4%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에 모두 부합했다.

2년 만에 가장 낮은 물가지표에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가 임박하고 있다. 미 연방금리선물 시장은 다음 달 2~3일 양일간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p) 올린 후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연준이 내달 금리를 25bp 인상을 할 확률을 70.4%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연내 금리인하를 한 차례 이상 단행할 확률은 91.3%로 이 수치는 CPI가 발표된 하루 동안 4.5%p 증가했다.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에 뉴욕증시는 장중 반짝 반등했으나 3월 FOMC 의사록 내용이 공개되자 다시 고개를 숙였다. 회의록에서 미 경기가 향후 2년간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를 지나갈 것이란 발언이 나왔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러한 배경에 지난달 금리 동결을 검토했다는 내용도 나타났다.

다만 대부분의 위원들은 섣부른 금리동결이나 인하를 경계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메일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일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긴축해야 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그러나 추가적인 정책 조정 없이도 경제가 계속 둔화할 것이란 근거도 있다”고 말했다.

헤드라인과 달리 근원물가가 제자리인 점도 향후 정책방향을 예측하는 데 어려운 요인이다. 3월 근원물가는 주거비, 서비스물가 등이 오르면서 물가 하방경직성을 나타냈다.

다만 지난 2월 주거비 선행지표인 임대료, 자가주거비 등의 상승폭이 축소되는 흐름에 근원물가도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거비는 근원 물가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한국투자증권 최제민 연구원은 “근원물가는 헤드라인과 반대로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였지만 일부 항목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며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주거비 선행지표에 나타나고 있는 임대료 둔화 흐름이 시차를 두고 CPI상 주거 물가에 수개월내 반영된다면 근원물가의 디스인플레이션도 더디지만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정훈 연구원은 “연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뜨거웠던 연초와 달리 최근 경제지표의 둔화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유가 등 불확실성은 남아있지만 올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디게 떨어질 가능성보다는 더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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