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수혜라더니’…홍콩지수 1달간 10% 하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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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오프닝 수혜라더니’…홍콩지수 1달간 10% 하락, 왜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3.2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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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셍지수 1달간 9% 하락
홍콩H지수 8% 낙폭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외
소비시장 회복 더딘 탓
[출처=Unsplash]
[출처=Unsplash]

리오프닝 기대감에 들썩이던 홍콩증시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홍콩H지수, 항셍지수는 연초 이후 10%대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SVB(실리콘밸리은행)발 금융시장 불안 밖에도 예상보다 소비, 고용 등 경기회복이 더딘 탓으로 풀이된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20일 하루 2.65% 하락한 1만9000.71에 장을 마감했다. 당일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가 2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다.

스위스 금융시장 감독청은 인수 발표 후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행한 150억 스위스프랑(22조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AT1) 0원 상각을 주문했다. 해당 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셈이다.

항셍지수는 지난달 기준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76개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홍콩 증시 시장가치 60%를 차지한다. 전체 중 금융 및 IT기업이 절반을 넘는 지분(54%)을 차지한다.

다른 아시아 지수 대비 금융시장 민감도가 큰 만큼 하락이 불가피했다. 같은 날 항셍지수에 포함된 HSBC(홍콩상하이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주가는 각 6.23%, 7.3% 내리면서 하방압력을 키웠다.

문제는 중국 리오프닝 선언, 기준금리 인하 등의 경기부양 조치에도 지난 1달간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20일 종가 기준 항셍지수는 1886.25포인트(9%) 낙폭을 기록했다. 다른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닛케이225지수는 각 3.09%, 2.12% 하락하는 데 그쳤다.

홍콩 거래소에 상장한 중국본토 기업 50개로 구성된 홍콩H지수도 같은 기간 8.4% 하락폭을 나타냈다. 항셍지수와 달리 홍콩H지수는 플랫폼 기업 비중이 40%로 금융(25%)보다 더 크다.

21일 오전 9시 39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 주가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21일 오전 9시 39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 주가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예상보다 소비시장 회복이 더딘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연말 중국은 리오프닝을 깜짝 선언했다. 이후 지난 1월 한달간 홍콩H지수, 항셍지수는 각 8.6%, 8.4%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외식 서비스, 화장품 등 리오프닝 효과로 지난 1~2월 중국 소매판매는 3.5% 증가 전환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대비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1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리오프닝 이후 개선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매판매 수준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추세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청년실업률이 높은 점 등은 소비를 제약할 것으로 보여 향후 소비회복 경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배경에 지난 13일 폐막한 중국 연례 최대정치행사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전년(5.5%) 대비 낮은 5% 내외로 설정하는 등 보수적인 정책기조를 나타냈다. 리창 신임 국무원 총리는 안정 속 전진을 뜻하는 ’온중구진(穩中求進)’을 내세우며 전면부양이 아닌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정책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을 유지했다. 당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0.2%p 상향 조정한 3.0%로 확대했다. 지방정부 특수채 발행은 지난해보다 1500억 위안 증가한 3조8000억위안으로 설정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불거진 금융시장발 이슈가 단기적 하락을 이끌었다면 장기적인 지수추세는 소비, 고용 등 내수회복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 박수현 연구원은 “예상과 달리 지난 3년간 누적된 자산가격(부동산), 임금 하락 영향으로 빠르고 강한 소비시장 반등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중국은 3년간 지속된 제로코로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2~3개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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