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기후공시 두 배 늘어났으나…'스코프3' 여전히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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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기후공시 두 배 늘어났으나…'스코프3' 여전히 어려워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3.20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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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 기후데이터 공개
국내기업 두 배 증가…179곳
스코프3 공개는 28% 그쳐
[출처=CDP]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기후변화 공시 역량이 양적으로 개선됐으나 '스코프3(공급망 탄소배출량)' 정보공개가 제한적인 등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글로벌 기후변화경영 평가기관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 정보를 공개한 기업은 1만8600개로 전년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정보를 공개한 국내 기업도 총 179곳으로 전년 대비 두 배(87개) 가까이 증가했다. CDP한국위원회는 시가총액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CDP 정보공개 요청서한을 보내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생물다양성 관련 공시다. 작년 글로벌 기업 7700곳이 처음으로 생물 다양성과 관련한 정보를 제출했다.

지난 12월 열린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 영향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한국을 비롯한 196개국은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땅과 바다 30%를 보호한다는 협약에 서명했다.

수자원 공시 수준도 한층 개선됐다. 4000개 가까운 회사가 CDP를 통해 수자원 관련 정보를 보고했다.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기업도 전년 대비 약 두 배(45곳) 늘어난 104곳이 이에 응답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산림 관련 정보의 경우 보고 의무 대상 기업 중 3분의 1인 1000개 기업만 이에 답했다. 전년 대비 30% 늘어난 규모이나 여전히 부족한 수다.

CDP 측은 “비록 생물다양성과 수자원, 산림 관련 정보를 공시하는 기업 수가 부족하나 양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며 “기업들이 점차 공시에 대한 책임과 이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출처=CDP]

문제는 기업의 전 공급망에 걸친 탄소배출량 ‘스코프3(Scope3)’ 공시다. 전체 보고 기업 중 41%만 스코프3 정보를 공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간접 배출량 ‘스코프1, 2(Scope 1&2)’를 보고한 기업은 전체 중 72%다.

스코프3 배출량은 스코프1, 2보다 11.4배 많은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응답기업 133곳의 스코프3 배출량은 스코프1, 2를 3.6배 뛰어넘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대응이 필수적인 이유다.

우리나라 기업에게도 Scope3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였다. 지난해 전체 응답 기업 중 28%만이 스코프3 감축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프1, 2 감축목표를 정립한 기업은 전체 중 77%를 차지한다.

기업 간 편차도 뚜렷했다. CDP 평가등급 A 또는 A-를 받은 고득점 국내 38개 기업은 스코프1, 2를 100% 보고했다. 스코프3는 이들 중 63%가 보고하면서 글로벌 대비 5%p 더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폴 디킨슨 CDP 의장은 “2022년에는 역대 최대 기업이 CDP를 통해 환경 정보를 공개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기업들이 보여준 대단한 포부와 친환경 리더십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폴 의장은 이어 “한국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라는 세계적인 여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기후 리스크와 환경 관리 계획을 공시함으로써 사람과 지구 사이의 조화가 회복되는 넷제로의 전환을 향한 길을 계속해서 주도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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