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회장 내정자 비서실장 출신으로 신임 두터워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의 곱지 않은 시선...부담감 안고 취임
정상혁 신임 신한은행장이 15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정 행장은 별도의 기자간담회나 취임사 없이 조용하게 임기를 시작했다. 한용구 전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을 고려할 때 정 행장은 당분간 조직 안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별도의 취임식이나 특별한 공식 일정 없이 업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1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취임 39일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한 전 행장의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감 있게 정 행장을 선임했다.
신한금융 자경위 관계자는 "정 부행장은 전통적 은행산업의 특성과 최근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보유하고 있으며, 리테일·기업금융 영업점장 근무 시 탁월한 영업성과를 시현하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정 행장은 진옥동 회장의 최측근 인물 중 하나로 진 회장과의 시너지 창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할 당시 임기 첫해 비서실장으로 호흡을 맞췄고 그 뒤 곧바로 2019년 상무로 승진해 경영지원그룹장(CFO)을 역임, 2021년엔 부행장자리에 올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상혁 은행장의 경우 진옥동 회장이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던 2020년 말 정기인사에서 인사권을 100%로 행사해 부해장으로 뽑은 최측근 중 한명이다"며 "요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던 인물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 행장은 조직 안정화를 비롯해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이슈 등 부담을 안고 출발점에 서게 됐다.
최근 지배구조 문제를 비롯해 성과급 이슈 등 정부와 금융당국의 은행권을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은행을 언급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돈 잔치'라는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은행권을 비판한 데 이어 비상경제민생화의에서 윤 대통령은 "금융·통신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예대마진축소와 취약차주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 정 행장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며, "(정 행장은)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