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오픈런' 현상에도...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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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오픈런' 현상에도...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10.24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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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예금 금리 최고 6.5%까지 치솟아
'역마진' 우려 제기돼...BIS비율 하락도 적신호
엠에스저축은행 로고.
엠에스저축은행 로고.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권이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응해 예금 금리를 큰 폭으로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오픈런'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저축은행의 예금·적금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저축은행의 속내는 복잡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21일 기준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10곳이 6%대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6.5%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동양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6.5%로 가장 높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서 재미를 보기 힘든 상황에서 많은 고객들은 저축은행권 예금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너무 많은 나머지 지점 영업시간을 연장하는가 하면 모바일 앱은 접속 장애를 겪고 있다.

엠에스저축은행의 신규예금 계좌개설이 급격히 증가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이미지=엠에스저축은행 홈페이지 캡쳐]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던 저축은행권에서는 고객들의 호응을 발판 삼아 일단은 한숨을 돌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축은행이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유동성 악화라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총 2조80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늘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축은행에 예금·적금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몰리는 것을 놓고 마냥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의 금리 차가 점점 좁혀져 저축은행이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를 높이고는 있지만, 이는 '역마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예대금리차에 수익을 의존하는 성향이 강해 예금금리를 올리는 만큼 대출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법으로 대출금리의 상한이 연 20%로 묶여 있어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높이고 있는 점도 저축은행에 부담이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의 예금 금리가 크지 않아 저축은행의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저축은행이 대출 부실로 인해 '뱅크런(대량인출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대형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고객들이 저축은행을 선택할 때 BIS비율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BIS비율이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BIS비율이 낮을 수록 예금자가 맡긴 원금과 약속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낮다고 해석된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BIS비율이 17%, 18% 수준으로 안전한 편이지만 엠에스저축은행의 경우 9.64%, CK저축은행은 9.88%로 타행 대비 매우 낮아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BIS비율이 지난해보다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건전성 측면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예금 금리를 높이면서 예대금리차가 낮아지는 점 역시 저축은행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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