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에너지 이슈] 유럽, 다시 석탄과 장작불로 겨울날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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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너지 이슈] 유럽, 다시 석탄과 장작불로 겨울날 채비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10.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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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 석탄 화력 발전 임시 재개
- 올겨울, 목재 땔감과 펠릿 연료 소비량 급증 전망

추운 겨울철이 다가옴에 따라 유럽인들이 가정 및 일터에서 난방과 취사에 차질을 겪지 않을까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우크라이나 충돌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과 다가올 겨울철 에너지 공급 불안으로 유럽인들의 불만이 매우 고조돼있는 가운데 각국 에너지 당국들은 임시 자구책으로써 폐쇄했던 핵 및 화력 발전소 재가동을 하고 있다. Photo: Daniel Larionov=Unsplash
러-우크라이나 충돌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과 다가올 겨울철 에너지 공급 불안으로 유럽인들의 불만이 매우 고조돼있는 가운데 각국 에너지 당국들은 임시 자구책으로써 폐쇄했던 핵 및 화력 발전소 재가동을 하고 있다. Photo: Daniel Larionov=Unsplash

유럽 각국 정부들은 다가올 겨울철 에너지 소비 증가에 따른 연료 부족 사태에 대한 대책 강구에 한창이다.  

특히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서 석탄과 석유 등 화석 연료 발전소 재가동을 위한 설비 수리 및 재정비 활동이 느는 등 유럽의 탈탄소 정책과 상반되는 에너지 대책 마련 움직임이 주목된다.

그처럼 화석 연료 발전소 설비 업데이트 및 재가동 추세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 분야 고도의 전문 인력 부족 현상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덴마크의 신새쟁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외스테드(Ørsted, 코펜하겐 본사)는 최근 덴마크 정부의 승인을 받고 화석연료 발전시설 가동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10월 1일 발표했다. 외스데드 감독하는 화력 발전소들중 두 곳(에스비에르 발전소, 스터드스트립 발전소)은 석탄을, 한 곳은 석유(킨스비피크로드 발전소)를 주 연료로 해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외스테드는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전력 발전 시장 내 풍력 발전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첨단 신재생 에너지 기업이다. “석탄과 석유 발전소는 환경을 더럽히는 가장 지저분한 에너지”라는 그린피스의 규정에 입각해 이 기업은 오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목표를 추진해 온 반(反) 화석 연료 기반 전기 발전 기술에 주력해왔다.

올 7월 EU 집행위원회는 핵과 천연 가스를 친환경 원료로 포함시키겠다는 최종안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Greenpeace), 클라이언트 어스(Client Earth, 세계 야생 생물 기금(WWF) 등 국제환경보호단체들이 수정을 요구하는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이번 덴마크의 에너지 정책 우회 결정 및 석탄・석유 원료 화력발전소 업그레이드 및 재가동 채비 움직임은 이웃 EU 회원국들 중에서 EU 친환경 ‘녹색’ 택소노미 준거 탈탄소 기준을 철저히 이행하고 있는 국가들 — 대표적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룸셈부르크 등 대체로 북서 유럽 산업국들 — 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 목표 이행을 청사진 대로 준수하고 있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이미 각각 국내 총 에너지 공급량의 50%(2022년 7월 기준 상반기 기준)와 78%(2020년 기준)가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한다(자료: 로이터통신).

또, 곧 개최를 앞둔 11월 이집트에서 개최될 COP27 환경변화 콘퍼런스에서 이들 신재생 에너지 선진국들은 1) 천연 가스 수입 가격의 협상을 불리하게 만들고, 2) 남서부 유럽을 비롯해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 뒤쳐져 있는 국가들의 친환경 에너지 이행 과정서 발생하는 기회 비용을 대신 떠안게 될 것도 우려한다.

실제로, 프랑스가 핵 발전소 신규 건설 투자 및 재가동을 하겠다는 발표가 있은 직후인 지난 10월 10일, 룩셈부르크와 오스트리아 두 나라 에너지 당국은 EU가 핵과 천연가스를 지속가능 ‘녹색’ 사업 금융 투자 대상 안으로 포함시킬 경우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위반하고 그린워싱 리스크를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 지적하며 EU 집행위원회에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에서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완전한 탄소 제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천연가스, 석유, 석탄 연료 없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다.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 중 하나인 독일의 RWE(에센 본사)는 천연 가스 소비를 절약하는 동시에 안정적 전력 확보를 위해 오는 2023년 6월까지 갈탄을 원료로 한 화력발전소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일반 유럽 소비자들은 올 겨울 발생할지도 모를 에너지 공급 부족 사태를 대비해 땔감 장작 채집과 사재기에 열 올리고 있다. 지난 9월 야로스와프 카진스키 총리는 타이어처럼 인체 유해한 것 이외에 모든 것을 땔감으로 쓸 준비를 하라고 국민에게 당부한 한편, 헝거리 정부는 자국내 공급 안정을 위해 압축 펠릿 연료 가격 인상 억제 조치 및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톱밥을 압축시킨 펠릿 연료와 장작을 연료로 의존하는 폴란드, 불가리아, 헝거리 등 동유럽 국가와 영국에서 전통적 나무 땔깜의 가격이 두 배 이상 인상했다(자료: 英 ‘텔레그라프’). Photo: Wolfgang Hasselmann=Unsplash
톱밥을 압축시킨 펠릿 연료와 장작을 연료로 의존하는 폴란드, 불가리아, 헝거리 등 동유럽 국가와 영국에서 전통적 나무 땔깜의 가격이 두 배 이상 인상했다(자료: 英 ‘텔레그라프’). Photo: Wolfgang Hasselmann=Unsplash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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