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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사이언스] '지능의 탄생'...RNA에서 인공지능(AI)까지"지능은 오직 생명의 것이다"

"지능은 오직 생명의 것이다"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대전이후 인공지능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놀라움을 안겨준가운데 일자리, 나아가 지배력을 두고 사람과 인공지능간 미묘한 갈등이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좀더 발전하면 사람의 일자리가 크게 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른다는 시각이다.

'지능의 탄생' 저자는 이러한 생각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2012년 8월, 화성으로 파견된 인공지능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 인간이 원격조정할 필요 없이 스스로 판단해 목적지까지 주행하며 탐사활동을 펼치는 큐리오시티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알파고(AlphaGo)’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 로봇이다.

바둑에 특화되어 있는 알파고와는 달리 큐리오시티는 자율운전능력은 물론, 미션 수행을 위한 에너지 배분, 수집된 자료를 분석해 중요한 내용을 지구로 전송하는 영상 편집 능력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성을 갖춘 로봇 큐리오시티, 큐리오시티와 같은 기계 로봇도 ‘진짜’ 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30년 넘게 뇌를 연구해온 예일대 신경과학과 이대열 석좌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지능은 오직 생명체만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큐리오시티가 마치 지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지능의 일부 특징을 마치 지능 전체로 오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대열 교수는 이 책에서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볼 때만 지능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신경과학과 행동경제학의 교차점에서 지능의 근원과 한계를 탐구하며 지능은 오직 생명의 것이 될 수밖에 없음을 역설한다.

생명체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도전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능력이 바로 지능으로, 지능 곧 뇌는 유전자의 ‘대리인’으로 출현하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이대열 교수의 첫 저서인 '지능의 탄생'은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지능이 어떻게 출현했는지, 뇌와 같은 신경계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살펴본다.

RNA부터 DNA, 세포와 뉴런까지 생명의 진화사를 전반적으로 훑어가는 이 책은 생물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바퀴벌레나 해파리, 예쁜꼬마선충 등 다양한 동물의 사례를 보여준다. 인간의 행동은 생물학이나 심리학이란 하나의 렌즈만으로는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저자인 이대열 교수는 신경과학과 경제학, 그리고 심리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인간 지능의 다양한 면모를 탐색함으로써 학문의 진정한 융합을 보여준다.

이 교수는 바로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지능을 보자고 주장한다.

물론 지능은 문제 풀이 능력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풀어야 한 문제들은 단순한 수학 문제가 아니라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이었다는 것이다. 생명체가 환경에서 접하는 문제들은 시시각각 변화하기 마련이라 어제 능숙하게 풀어낸 문제라고 해서 내일도 쉽게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게 이교수의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많은 문제들은 수학 문제와는 달리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가혹한 생존 환경 속에서 생명체는 한 가지 문제만 풀 수 있는 전자계산기가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능해결사가 되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생명체가 획득하게 된 능력이 바로 지능이며, 이때 지능은 문제 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행동들을 고려한 후 그중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선택하는 의사결정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이세돌9단과 알파고(AlphaGo)의 대국이 있은 지 1년이 지났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기계가 인간의 뇌를 따라 잡기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알파고 대국 이후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시대가 생각보다 더 가까이 와 있다는 현실에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과연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 우리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사람들의 염려와 두려움을 반영하듯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그러나 기계가 얼마나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인공지능이 모방하고 있는 지능 그 자체의 한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명제를 이 책은 논리적으로 제안한다.

저자 : 이대열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다. 현재 예일대 신경과학과 석좌교수(DORYS MCCONNELL DUBERG PROFESSOR)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신경과학을 전공했다. 고양이의 뇌에서 시각정보가 처리되는 과정을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네소타대 생리학과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원숭이의 대뇌피질을 연구했다. 현재는 예일대 신경과학과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뇌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강화 학습과 경제적 선택에 있어 전전두피질과 기저핵의 역할에 관심이 있다.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뉴런(NEURON)〉,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과 같은 국제적인 저널에 90편 이상의 논문들을 발표했다. 〈신경과학 저널〉의 편집자로 활동 중이며, 뉴로게이저의 공동창업자 및 최고과학책임자이기도 하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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