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홍준표, 유승민 때리는 데 전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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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홍준표, 유승민 때리는 데 전략 있다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10.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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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로 나선 느낌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중앙정치 무대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한 방씩 날린다. 홍 시장은 비유에 아주 능하다. 촌철살인의 멘트도 선 보인다. 그리고 직설적이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한다. 에둘러 말하지 않는 게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홍 시장이 처음 대구로 내려갈 때는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오로지 대구시의 발전을 위해 몸을 불사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 가지 못 했다. 서울에서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나니까 언급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서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홍준표이기에 더더욱 눈길을 끈다.

홍준표가 유승민, 이준석의 저격수로 나선 모양이다. 둘이 무슨 말을 하면 바로 되받아친다. 여권이 하고 싶은 말을 홍 시장이 대신한다고 할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고마워할 듯 하다. 중앙정치는 윤 대통령에게 맡긴다고 했는데 자신도 끼어들어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홍 시장이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할 리는 없다. 큰 그림 중 하나로 여겨진다.

홍 시장은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궤멸된 보수정당을 안고 악전고투하던 시절 가장 내 마음을 아프게 하던 것은 우리를 버리고 떠난 탄핵파들의 조롱이었다"라며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매일 같이 조롱하면서 심지어 나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정치를 왜 하냐'고 다섯번 외치고 출근하라고까지 조롱했다"고 썼다.

그는 1일 오후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민주당과 합작해 끌어내린", "내부 분탕질로 탄핵사태까지 간", "보수의 궤멸을 가져온", "박근혜 탄핵 전야 같이 우리 내부를 흔드는", "개혁적이지도 않은 사람들이 입으로만 내세우는 개혁보수 타령" 등의 직설적 표현을 해가며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듯한 작심 비판을 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유 전 의원의 발언을 소환하는 듯한 언급을 하며 비판을 이어 갔다. 그는 "우리를 탄핵의 강에 밀어 넣고 그렇게 매일같이 조롱하더니 총선(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로 읽힘)이 다가오니 '탄핵의 강을 이제 건너자'고 뻔뻔스럽게 말을 했다. 나는 '그건 피해자가 할 말이지 가해자가 할 말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있기에 그 뻔뻔스런 말에도 꾹 참았다"고 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유 전 의원이 "이제는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할 당시의 상황을 재차 소환해 비판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가까스로 정권교체가 되었는데 아직도 그들은 틈만 있으면 비집고 올라와 연탄가스 정치를 한다"며 "출처 불명의 개혁보수 타령이나 하면서 지겹도록 달려든다. 이제 그만 해라"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의 유승민 때리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전략적 차원에서.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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