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상처만 입고 5개월만에 물러난 권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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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상처만 입고 5개월만에 물러난 권성동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9.0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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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의 앞날은 탄탄할 것 같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어린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낸데다 윤석열 정부 출범의 공신이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 1등 공신이라고 할 정도였다. 윤 대통령의 신임도 절대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은 사람도 권성동이다. 작년 정치에 본격 입문 하기 전 강릉으로 찾아가 권성동을 만났다. 당시 사진이 처음 공개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그를 절대적으로 신임했다. 권성동이 원내대표가 된 것도 이 같은 관계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원내대표가 된 뒤 당내 문제로 여러 번 고비를 넘기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결국 물러났다. 무엇보다 당내 여론이 좋지 않았다. 윤 대통령 역시 친구인 권성동을 더 이상 감쌀 수 없었다. 권성동이 사퇴한 이유이기도 하다.

권성동은 8일 원내대표를 사퇴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털어놓았다. 일리 있는 지적도 있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 됐다. 그러나 이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권성동의 사퇴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물러날 때부터 그랬다. 당시에도 당내 일부 중진들이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 물러나면 수습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정진석 비대위원장 체제를 출범시킨 뒤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윤핵관의 투톱이이라고 할 수 있는 장제원과 함께 2선으로 후퇴한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당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비대위로의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당헌·당규를 확실하게 개정했어야 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당 대표의 징계 상황에서 당헌·당규는 미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저는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한 절차는 합법이지만 민주적인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해당 결정문의 논증은 사법의 정치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오늘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건지 천천히 생각하겠다" 권성동의 마지막 말이다. 윤석열 정부서 그의 역할은 또 있을 것으로 본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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