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재명 이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
상태바
[오풍연 칼럼] 이재명 이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8.29 0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명이 민주당 당권을 거머쥐었다.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역대 최고의 표차로 이겼다. '어대명'을 입증한 셈이다. 민주당 지지자와 국민들이 이재명을 선택했다. 사법 리스크 등 약점이 많은 데도 그랬다. 이것 역시 민심으로 본다. 참 정치는 알 수 없다. 이재명이 대선에 진 뒤 바로 보선에 출마하고, 또 당권 도전에 나선 것 자체가 기존 여의도 문법과는 맞지 않다.

결과적으로 0.5선 당 대표가 탄생한 것이다. 이재명은 화려하게 부활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재명에 대항할 적수가 없었다. 당은 대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미 이재명 사당화가 되다시피 했다. 따라서 전당대회 또한 의미가 없었다. 이재명을 선출하기 위한 요식행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대선 전까지만 해도 주류를 형성했던 친문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만 있었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문재인 팬덤이 친문을 감싸지 못하고, 와해됐다는 뜻이다. 이제 민주당은 친명의 일방독주가 예상된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비명은 고민정 의원 1명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정당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특히 야당일수록 시끌벅적한 게 좋다. 이재명 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사무총장 등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명 일변도로 당직을 임명하면 파열음이 클 게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 신임 대표는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77.7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 대표는 박용진 후보(22.23%)를 멀찍이 제치고 압승했다. 이 대표의 득표율은 지난 2020년 전당대회 때 이낙연 전 대표(60.77%)를 넘어선 민주당 역대 최고 득표율이기도 하다. 이번 경선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 당원 여론조사 5%를 각각 반영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표는 당의 체질 개선을 통해 등 돌린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대안 야당'으로 인정받도록 만들 책무를 안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2024년 총선 승리를 통해 정권을 탈환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숙제다. 대선 패배 후 원내에 입성, 당권을 잡고 총선 승리를 통해 대권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문재인의 길'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재집권을 위한 토대 구축이라는 이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저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의 정신으로 임하겠다"며 "살을 깎고 뼈를 갈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오늘 우리는 정권 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통합과 단결을 선택했다"며 "2년 뒤 총선에서, 4년 뒤 지선에서, 5년 후 대선에서 오늘 전당대회는 승리의 진군을 시작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제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미래도 없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