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이준석이 막 나가는데 어떻게 그를 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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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이준석이 막 나가는데 어떻게 그를 품나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8.2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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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그래야 맞다. 칼자루를 쥔 사람은 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준석은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나가도 너무 나갔다. 오죽하면 그를 감싸던 사람들조차 등을 돌릴까. 금도를 넘은 까닭이다.

 

 윤 대통령이 통큰 사람임은 분명하다. 나는 그와의 소통을 통해 사람됨을 짐작하고 이준석이 집을 두 차례나 나갔을 때도, 안철수와 단일화 때도 둘 다 끌어안을 것으로 보았다. 그 같은 예상은 이미 적중한 바 있다. 당시 대부분 결렬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윤 대통령이 굳이 이준석을 끌어안아야 할 만한 절박감도 없다. 또 끌어안은 뒤 이준석이 예전처럼 사고를 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또 다시 긁어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그래서 이참에 이준석을 완전히 정리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이준석은 진작 결별했다고 본다. 이제 각자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 판단 역시 국민들이 한다. 이준석도 ‘국민 밉상’ 반열에 올랐다.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나쁜 이미지가 없었다. 오히려 참신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렇지만 최근 언행을 보면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이다.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공당의 대표를 지냈던 사람으로서 할 도리는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이준석을 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22일 "대통령께서 (이준석 전 대표를) 좀 품으시는 것도 우리 당에 대한 전체적 국민의 지지와 외연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나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이 전 대표를 품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최 혁신위원장은 이준석이 임명했다. 따라서 이준석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최 위원장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라며 "큰 틀에서 정권 재창출의 지향점이 같다면 (이 전 대표를)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도 어려운 말을 꺼냈을 것으로 여긴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명분이 있어야 한다. 이준석의 자세가 비뀌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내가 윤 대통령이라도 품을 생각이 전혀 없다.

 

 ‘내부 총질’이라는 문자 때문에 벌어진 일이긴 하다. 그 단초를 맨 처음 제공한 사람 역시 이준석이다. 때문에 남탓만 할 일도 아니다. 정치는 생물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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