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전현희‧한상혁 위원장이 아무리 밉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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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전현희‧한상혁 위원장이 아무리 밉다지만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7.3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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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묵은 숙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다. 나도 두 사람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자리를 비켜주는 게 맞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임기를 채우겠다며 버티고 있다. 두 자리는 다른 장관급과 달리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물러나게 할 방법도 없다.

그러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두 사람에게 감사의 잣대를 들이댄 것. 방통위는 이미 감사에 들어갔고, 권익위도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감사를 통해 약점을 잡은 뒤 물러나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전 정권에서도 대부분 그랬다. 누구든지 감사의 칼날을 피해 가기는 어렵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같은 방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가장 치사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감사를 하게 되면 당사자 격인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소속 공무원들도 피곤해 진다. 공무원들이 위원장을 원망할 수도 있다. 이들 두 기관에 대한 표적(?) 감사는 이런 것도 노린다고 할 수 있다. 앞서 그만둔 기관장들도 감사를 할까봐 물러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감사원이 특정인을 타깃으로 감사를 실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감사원도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위상이 서는 데 정권 편에 서면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전 위원장이 30일 권익위 직원들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유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감사원 감사가 전 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표적 감사이며 자신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권익위 직원분들께서 보내주신 문자들 일부"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전 위원장이 공유한 직원 문자 메시지는 총 17건으로 전 위원장을 지지하고 감사원 감사를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권익위 재직 이래 위원장님처럼 밤낮으로 일하시는 기관장은 처음", "장거리 지방 출장 후 쉬지도 않고 곧바로 출근해 열심히 일한 것을 모든 권익위 직원들이 알고 있다",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일만 하신 위원장님" 등 전 위원장의 근무태도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또 "억울하게 근태 문제로 매도당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열심히 일하셨던 것뿐인데 황당한 일을 겪게 됐다", "감사원의 권익위 표적 감사에 너무 화가 난다"는 등 감사원 감사를 비판하는 지적도 이어졌다. "잘 이겨내셔야 권익위의 독립성과 위상이 지켜진다" 등 사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라는 당부도 있었다.

전 위원장은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법률에 정해진 독립성을 지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퇴 요구를 거듭 일축했다. 점입가경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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