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느끼고 칼로 베어도 자체 치유가 가능한 '로봇피부' 개발..."영화속 인조인간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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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느끼고 칼로 베어도 자체 치유가 가능한 '로봇피부' 개발..."영화속 인조인간 시대 열리나"
  • 한익재 기자
  • 승인 2022.06.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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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사람처럼 느끼고 상처 치유가 가능한 로봇 피부 기술 개발
김정 교수 연구팀, 현재의 로봇 촉각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측정된 촉감 신호를 인공지능 신경망으로 처리
로봇 피부를 의수/의족의 피부로 사용됨으로써 손/다리와 똑같은 외형과 촉감 감각을 절단 환자들에게 제공

사람처럼 느끼고 칼로 베어도 스스로 자가 치유가 가능한 로봇피부가 개발됐다. 이 기술은 각종 의수 의족 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나아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간형 로봇 등장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 연구팀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슈투트가르트 대학교(Univ. of Stuttgart)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넓은 면적에 대해 다양한 외부 촉각 자극을 인지할 수 있으며, 칼로 베어져도 다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로봇 피부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KAIST 박경서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6월 9일 출판됐다. (논문명: A biomimetic elastomeric robot skin using electrical impedance and acoustic tomography for tactile sensing)

KAIST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3국 연구팀이 사람과 비슷하게 느끼고 자가 치유까지 로봇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김정 교수 (KAIST), 박경서 박사 (KAIST), 육현우 박사 (KAIST), 양민진 박사과정 (KAIST), 조준휘 박사과정 (KAIST), 이효상 교수 (Univ. of Stuttgart.).
KAIST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3국 연구팀이 사람과 비슷하게 느끼고 자가 치유까지 로봇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왼쪽부터 김정 교수 (KAIST), 박경서 박사 (KAIST), 육현우 박사 (KAIST), 양민진 박사과정 (KAIST), 조준휘 박사과정 (KAIST), 이효상 교수 (Univ. of Stuttgart.).

 

외부 교감시 피부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기술 재현의 어려움...다층구조와 단층촬영으로 극복

사람의 가장 큰 장기인 피부는, 내부를 충격에서 보호함과 동시에 주위로부터의 물리적인 자극을 전달하는 통로다. 피부를 이용한 정보 전달(혹은 촉감)은 표면 인식, 조작, 쓰다듬기, 꼬집기, 포옹, 몸싸움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며, 피부가 덮은 모든 부분에서 느낄 수 있기에 풍부한 비언어적 감정 표현과 교류를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촉각은 `한 인간이 세계를 탐구하는 첫 번째 수단'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로봇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로봇 대부분은 딱딱한 소재의 외피를 가지며, 인간과의 물리적 교류를 터치스크린과 같은 특정한 부위로 제한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의 로봇 촉각 기술로는 `인간의 피부처럼 부드러운 물성과 복잡한 3차원 형상을 가지고, 동시에 섬세한 촉각 정보를 수용하는 것이 가능한 로봇 피부'를 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의 피부는 날카로운 물체에 베여 절상 혹은 열상이 발생하더라도 신축성과 기능을 회복하는 이른바 치유 기능을 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기술로 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사람과 로봇의 다양한 수준의 물리적 접촉을 중재하기 위해 부드러운 물성을 가지면서 다양한 3차원 형상을 덮을 수 있는 대면적 촉각 로봇 피부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상 구현할 엄두를 못냈다.

김정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로봇 피부를 만들기 위해 생체모사 다층구조와 단층촬영법을 활용해 이른바 로봇피부 개발의 난관을 극복했다.단층촬영법이란 투과파를 사용하여 여러 방향으로부터 데이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물체 내부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들은 인간 피부의 구조와 촉각수용기의 특징과 구성 방식을 모사해, 적은 수의 측정 요소만으로도 넓은 3차원 표면 영역에서 정적 압력(약 0~15Hz) 및 동적 진동 (약 15~500Hz)을 실시간으로 감지 및 국지화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기존의 터치스크린 기술은 해상도를 높일수록 필요한 측정점의 수가 증가하는 데 비해, 이번 기술은 넓은 수용영역을 갖는 측정 요소들을 겹치게 배치해 수십 개의 측정 요소만으로도 넓은 측정 영역을 달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측정된 촉감 신호를 인공지능 신경망으로 처리함으로써, 촉각 자극의 종류(누르기, 두드리기, 쓰다듬기 등)를 분류하는 것도 가능함을 선보였다. 더 나아가, 개발된 로봇 피부는 부드러운 소재(하이드로젤, 실리콘)로 만들어져 충격 흡수가 가능하고, 날카로운 물체에 의해 깊게 찢어지거나 베여도 피부의 구조와 기능을 손쉽게 회복하는 것이 가능했다. 

생체모사 로봇피부의 구조를 미용 의수에 적용한 예시.
생체모사 로봇피부의 구조를 미용 의수에 적용한 예시.

 

의족 의수를 비롯 사람과의 교감이 필요한 서비스로봇 등에 응용 가능

연구진은 이 기술이 넓은 부위에 정교한 촉각 감각뿐만 아니라 사람의 피부와 유사한 물성과 질감도 부여할 수 있으므로, 서비스 로봇과 같이 사람과의 다양한 접촉과 상호작용이 필요한 응용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면 점점 대중화되는 식당 서빙 로봇이나 인간형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로봇 피부를 의수/의족의 피부로 사용한다면 실제 사람의 손/다리와 똑같은 외형과 촉감 감각을 절단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인간형 로봇이 사람과 똑같은 기능과 외형의 피부를 가지고, 상처가 나더라도 피부의 기능을 복구하는 치유 능력을 갖게 할 수도 있다. 

KAIST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 공존하기 위한 필수 기술인 대면적 로봇 촉각 피부를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기술보다 월등한 사람의 피부감각 혹은 촉각의 성능에 비견할 만한 기술을 구현한 데 큰 의의가 있다ˮ라고 밝혔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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