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반 걱정 반”…尹 정부, 금융수장에 ‘또’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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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반 걱정 반”…尹 정부, 금융수장에 ‘또’ 검찰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6.08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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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단’ 이복현 검사, 금감원장 임명
시민단체 “전문성 부족한 측근인사” 비판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청문회 험로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7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임명됐다.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다. 99년 금감원 설립 이후 첫 검사출신 원장이다. 경제시민단체에선 전문성이 결여된 '검찰편중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산업 전반에 걸친 감독정책을 수행할 전문성이 부족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독립성마저 현 정권과의 이해관계로 훼손됐다는 비판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권오인 경제정책국장은 “(이복현 신임 원장이) 금융시장 감독업무를 독립적으로 책임질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힘들다. 검사시절 해온 금융범죄 수사업무는 금융당국이 맡은 역할 중 일부”라며 “현 정부가 금융인사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첫 ‘측근’ 검사 출신 금감원장에 각계 비판…尹 “적임자” 정면 반박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출처=금융위원회]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출처=금융위원회]

7일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했다.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다. 이날 오전 고승범 금융위원장 의결을 거쳐 임명 제청됐으며 오후 금감원에서 취임식이 열렸다.

이 신임 금감원장은 윤석열 사단 인물이다. 윤 대통령이 과거 2006년 대검 중수 1과장을 맡을 당시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2016년 박영수 특검 국정농단 수사에서도 합을 맞췄다. 최근 검수완박법에 반대하며 사표를 냈다.

이 신임 원장은 경제학과 출신에 공인회계사 시험과 사법시험에 동시에 합격한 이력을 가진 경제금융 수사 전문가다.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수사 맡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기소한 적 있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금감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불공정 거래 근절은 시장 참여자의 신뢰를 제고해 종국적으로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출신 금감원장 내정에 시민단체에선 “윤 정부가 금융인사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실련 관계자는 “해당 분야 전문가가 많은데 검사출신을 기용한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금감원이 기업범죄만 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에 8일 윤석열 대통령은 “(금감원은) 규제 감독기관이고, 적법절차와 법적기준을 가지고 예측 가능하게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법 집행을 하는 사람들이 가서 역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자리”라며 “오랜 세월 금융기관 수사과정에서 금감원과의 협업 경험 많다.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정면 반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1달 대기 끝 공식내정…노동·시민단체 반발에 청문회 산 넘어 산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 [출처=여신금융협회]

이날 윤 대통령은 김주현 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을 금융위원회 후보자로 지명하기도 했다. 내정 소식이 알려진지 약 1달 만이다.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임명되는 금감원장과 달리 금융위원장은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김 후보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정고시 동기다. “국무총리뿐 아니라 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경제수석까지 경제 원팀이 드림팀으로 이뤄질 수 있는 최적임자를 찾고 있다”는 윤 정부 경제원팀을 이룰 적임자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에서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전례 없는 검찰출신 금감원장 내정에 가려졌지만 김 후보자에게 그림자가 없는 건 아니다. 지난 달 후보자의 내정소식이 알려지자 노동·시민단체는 일체 반대입장을 표했다. 공직성과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김 후보자가 과거 금융위 재직 당시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실패, 론스타 헐값 매각사태 등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퇴임 후 예금보험공사 사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등 공직윤리에 어긋난 행보를 비판했다.

금융노조 박홍배 위원장은 성명에서 “관료로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 문제뿐만 아니라 공직생활 이후 그가 보여준 행보 역시 시장 주체들의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문회가 진행돼 봐야겠지만 금융위원장 본업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는 7일 오후 여신금융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경제가 처한) '복합위기' 상황을 맞아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뿐 아니라 민간 최고 전문가들과 '원팀'이 되어 선제적으로 치밀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며 ”정책금융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민간금융과의 조화로운 금융지원체계를 구축해 가겠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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