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호우가 왜 느는가 했더니, 기후변화때문?"...KAIST, 지구 온난화와 태풍 호우 상관관계 최초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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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호우가 왜 느는가 했더니, 기후변화때문?"...KAIST, 지구 온난화와 태풍 호우 상관관계 최초 증명
  • 한익재 기자
  • 승인 2022.05.04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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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준 교수 및 일본교토 공동연구팀, 지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과거 50여 년간 증가한 동아시아지역 태풍 호우에 대한 인류세 기후변화의 기여도를 평가
  -  ‘네이처 기후변화 (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
  - 향후, 태풍의 영향을 받는 경제 규모가 큰 메가시티(Mega-city)등에 기후변화 대책 마련에 큰 도움

최근들어 태풍과 호우가 크게 늘고 있다는 얘기들이 많다. 막연하게 지구 온난화때문이라고 추측하는 전문가들은 많았지만 과학적인 연구와 데이터를 통한 입증은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 즉 온난화와 태풍 및 호우와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문술미래전략대학원(건설및환경공학과 겸임) 김형준 교수는 최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과거 50여 년간 관측된 동아시아 지역의 태풍에 의한 호우 빈도의 증가가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의 영향이었음을 지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처음으로 증명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Nature Climate Change)’4월 28일 판에 출판됐다. (논문명: Observed influence of anthropogenic climate change on tropical cyclone heavy rainfall; doi:10.1038/s41558-022-01344-2)

교신 저자인 KAIST 김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에서 태풍에 의한 호우의 발생 확률이 최근 반세기에 걸쳐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밝히고 그러한 변화에 이미 인류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겨져 있음을 증명한다”며,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며 동시에 탄소중립을 성공적으로 달성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가까운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해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측은 "인류의 영원한 과제중의 하나이자 미스테리였던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기념비적인 의의미가 있는 연구성과"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미지의 영역이었던 '태풍과 기후변화와의 상관관계'...메타버스 기술로 세계 최초 입증

태풍에 의해 초래되는 호우는 홍수나 산사태 등의 재해를 일으키고 지역의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는 등 인간 사회 있어서 커다란 위협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태풍에 의한 호우의 빈도가 과거 몇십 년간 변화되어 온 사실은 세계 각지에서 보고돼왔다.

태풍이 초래하는 호우의 변화는 방재, 보험, 농업, 관광업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기후모델을 이용한 미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온난화에 의해 미래의 태풍이 변화되는 것이 예측되고 있으며 관측으로부터 또한 태풍에서 유래한 호우의 빈도가 과거 몇십년동안 변화되어왔음이 세계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태풍의 활동은 우연성이나 기후 시스템의 자연변동성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거에 관측된 변화가 자연변동에 의한 것인가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KAIST와 교토 첨단 과학대학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기후변화와 태풍 및 호우와의 상관관계로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일본을 포함하는 북서태평양에 있어서의 태풍에 의한 호우 빈도를 과거 약 50년간의 관측 데이터로 확인한 결과 중국 남동부의 연안 영역부터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 걸쳐 호우의 빈도가 증가하고 남쪽의 지역에서는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의 배출이 있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한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발견된 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을 배제하고서는 설명할 수 없음을 보이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기후변화와 태풍&호우와의 관련성을 입증한 방법은?

연구팀은 한반도와 일본을 포함하는 북서태평양 영역의 태풍으로부터 유래한 호우 (이하, 태풍호우)의 빈도가 과거 약 50년간 유의미하게 변했음을 관측 데이터로 확인했다. 나아가 기후 모델에 의한 지구 메타버스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이용함으로써 관측된 변화는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을 배제하고서는 설명할 수 없음을 밝혔다.

아래 그림을 보면 북서태평양 영역의 관측 데이터에 근거한 과거 약 50년간(1961년∼2015년)의 태풍호우의 빈도변화를 보인다. 동아시아의 연안 지역(중국 남동부, 대만, 한반도 남부,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홋카이도 동부)에서는 태풍호우의 빈도가 증가하는 한편 북위 22도 남쪽에서는 태풍호우의 빈도가 감소한 지역이 많이 볼 수 있으며 이는 북서태평양 영역 내부에서도 태풍호우의 변화는 균일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관측에 의한 태풍호우의 빈도변화, 지구 메타버스 실험 분석결과.
그림1. 왼쪽은 관측에 의한 태풍호우 (10년에 한번꼴의 강도)의 빈도변화 (1961년∼1985년의 발생 빈도와 1986년∼2015년의 발생 빈도의 차이). 오른쪽은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분석한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태풍호우의 빈도에 주는 영향. 그림1)관측에 의한 태풍호우의 빈도변화, 지구 메타버스 실험 분석결과.

기후 모델은 과거의 기후 재현 실험뿐만 아니라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 효과를 제거한 기후 시뮬레이션도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가상의 지구 (즉, 온난화와 비온난화 지구)에서의 태풍호우 빈도를 비교함으로써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태풍호우에 주는 영향을 조사했다 (즉, 지구 메타버스 실험).

그림1의 오른쪽 그래픽에서는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추산한 태풍호우의 빈도변화를 알 수 있다.온난화의 영향은 동아시아의 연안 지역에서 태풍호우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한편 저위도의 넓은 영역에서는 감소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 분포는 그림1(왼쪽)에서 보이는 특징과 일치하며 따라서 관측된 태풍호우의 빈도 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처럼 관측과 시뮬레이션의 공간 패턴이 일치하는 것이 우연성 혹은 자연변동성이 아닌 인류세적 기후변화의 의한 필연적 결과임을 확인하기 위해 지구 메타버스 실험과 핑거프린트 분석을 이용했다.

그림 2)인류세 지문의 시계열 변화
그림2.인류세 지문의 시계열변화. 가로축은 시간. 세로축은 인류세 지문의 신호 강도. 빨간선은 관측된 태풍호우의 공간 패턴으로부터 검출된 인류세 지문. 가는 검은선은 비온난화실험의 50개 앙상블 멤버 각각으로부터 검출된 인류세 지문. 그림 2)인류세 지문의 시계열 변화

 

그림2은 관측 데이터와 비온난화실험 각각에 대해서 인간에 의한 기후변동 지문 (이하 인류세 지문)의 신호를 보인다. 비온난화 지구 메타버스는 초기 상태를 조금씩 변화시킨 50개의 50년간 앙상블 데이터를 (즉, 총 2500년의 시뮬레이션 기간) 이용함으로써 우연성 및 자연변동성의 변화폭을 고려한다.

비온난화 지구에서의 인류세 지문은 신호의 강도가 대체로 0부근에 머물고 있으나 관측 데이터에서 나타나는 인류세 지문의 신호는 1970년대 이후 강한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관측 데이터와 비온난화 지구에 대한 인류세 지문의 시간변화율 (그림2의 각각의 선의 기울기)을 서로 비교하고 전자가 후자보다 우연으로는 설명하기 힘들 만큼 클 때 관측된 태풍호우의 변화에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이 명백하다는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

그림3)인류세 지문의 변화율 비교.
그림3 인류세 지문의 변화율 비교. 가로축은 장기간에 걸친 인류세 지문 신호의 변화 기울기 (1961년∼2010년). 히스토그램은 비온난화 실험으로부터 추출한 경사의 확률분포를 나타냄. 굵은 빨간 실선과 점선은 각각 1961년∼2010년과 1961년∼2015년의 관측 데이터로부터 추출한 인류세 지문 신호의 기울기. 그림3)인류세 지문의 변화율 비교.

 

그림3은 관측 데이터와 비온난화실험에 대해 1961년∼2010년 동안 변화한 인류세 지문의 기울기를 보이며 비온난화 실험에서의 기울기가 관측된 기울기 정도가 될 확률이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관측된 태풍호우의 빈도변화에 있어서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이 명백함을 증명한다. 

북서태평양지역 연안 메가시티 호우 대비에 큰 도움 기대
본연구는 북서태평양 지역의 태풍호우의 빈도변화에서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의 영향이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연구의 대상이 된 북서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태풍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중 하나이며 특히 태풍의 영향이 큰 연안 지역에는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경제 규모가 큰 메가시티 (Mega-city)가 다수 존재한다. 기후변화 대책에 있어서 투자의 비용과 효과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정확한 기후변화 영향평가가 필수적이다.

KAIST는 "이번 연구는 최근 일어난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기상현상 중 특히 동아시아 지역의 태풍에 주는 영향을 이해하고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 이력사항

□ 인적사항                                        
 ○ 소 속 : KAIST
 ○ 전 화 : 042-350-4036
 ○ e-mail : hyungjun.kim@kaist.ac.kr

□ 학력
 ○ 2010년 The University of Tokyo 박사 (토목공학)
 ○ 2002년 연세대학교 석사 (대기과학) 
 ○ 2000년 연세대학교 학사 (대기과학)
 
□ 경력사항
 ○ 2021년~현재 :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부교수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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