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사상최대 실적’ 달성…신생 핀테크 증권사는 왜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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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사상최대 실적’ 달성…신생 핀테크 증권사는 왜 적자?
  • 권영지 기자
  • 승인 2022.03.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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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 늘어나면서 주식 거래대금 증가, 수수료 수익 ‘한몫’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신생 핀테크 증권사는 영업비용 증가로 ‘적자’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54% 급증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신생 핀테크 증권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8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9조941억원으로 2020년보다 3조1968억원(54.2%) 늘어나 전년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로 전년(9.1%) 대비 3.4%p 상승했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이 9762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증권(9367억원), 미래에셋증권(8061억원)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2019년 4조9104억원에서 2020년 5조8973억원으로 20%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증권사의 높은 실적엔 수수료 수익이 한몫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챙긴 수수료 수익은 16조8084억원으로 전년(13조6435억원)보다 23.2%(3조1613억원) 올랐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해 수탁수수료가 8조7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9778억원) 증가했다.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익은 55.4% 늘어 전년 5475억원에서 8507억원으로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가 늘었기 때문이다.

IB(투자은행) 부문 수수료는 31.9% 증가한 5조1901억원으로,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는 33.1% 증가한 1조3699억원으로 파악됐다.

[사진=카카오뱅크증권, 토스증권 제공]
[사진=카카오뱅크증권, 토스증권 제공]

반면, 신생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은 적자를 기록했다.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인 만큼 당장 벌어들이는 돈보다 써야 할 돈이 더 많은 탓이다. 토스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보다 1년 먼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출시하며 4배 넘는 적자를 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8개 증권사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국내 증권사 중 적자 규모가 가장 큰 토스증권은 2020년 139억원이었던 적자가 한 해 동안 4배가 넘어 457.3% 증감했다.

지난해 3월 토스증권이 MTS 출시와 함께 정식 서비스를 개시하며 영업수익이 한 해 전보다 200배 이상 올랐지만 사업 초기 MTS 출시 관련 마케팅 및 운영비용이 급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토스증권 영업수익은 약 86억2905만원을 달성했다. 주식 거래 증가로 인한 수수료 수익이 67억원으로 전체 77.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토스증권 영업비용은 856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은 많았지만 지출은 더 많았다. 영업비용 중에서는 95%가 넘는 818억원이 판매비와 관리비 명목으로 잡혔는데 여기에는 임직원 급여, 광고선전비 등이 포함됐다. 그 밖에도 국내외 매매, 송금 등 수수료 비용으로 약 26억원이 들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증권 적자 규모는 68억원에서 102억원 증가한 17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적자규모 증감액을 비율로 환산하면 150% 수준이다. 토스증권과 함께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이 늘었지만, 결제서비스와 대출 등 금융서비스에서 발생한 영업수익이 계속 늘어나면서 적자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카카오페이증권는 아직까지 연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보면 영업비용은 930억원으로, 이 중 판관비(756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토스증권(95%)보다 낮은 80% 수준이다. 수수료(94억원), 증권평가 및 처분 손실(45억원), 이자(34억원) 비용 등이 뒤이어 많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증권의 영업수익은 752억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과 마찬가지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지만 금액 차이는 크지 않았다. 수탁, 인수 및 주선수수료 등 수수료수익이 635억원으로 84.4%를 차지했다. 이밖에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45억원, 이자수익이 32억원, 배당금 등 기타 영업수익도 39억원 발생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이달 중에 정식으로 출시하는 MTS 초기 성과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그동안 MTS가 없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계좌 개설 수 500만 이상을 달성했다. 카카오페이의 월간활성이용자(MAU)와 이미 개설된 계좌 수를 고려하면 단기간에 많은 MTS 이용자 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정확한 MAU 비교는 어렵지만, 공개된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페이가 더 많은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페이증권 자본 규모는 최근 증자로 토스증권 2배를 넘는 상황인 만큼 토스증권 MTS 초기 성과 이상의 실제 사용자 수와 거래대금 등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영지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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