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갈등에, 금융 공공기관 인사공백 우려…“대·내외 위기 중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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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갈등에, 금융 공공기관 인사공백 우려…“대·내외 위기 중 부적절”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3.18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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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16일 회동 취소
한은 차기총재 지명 입장차
한국성장금융 등 인선 보류
“원활한 협의 필요”
[출처=청와대, 윤석열 당선인 홈페이지]

대통령 인사권을 둘러싼 신구권력 간의 충돌에 한국은행, 한국성장금융 등 주요 금융 공공기관의 인사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 차기총재 지명이 늦춰지며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총재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다음 금융위 개최 전까지 총재직이 공백일 경우 위원 중 한 명이 의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게된다"며 "이 과정에서 참고할 과거 전례가 없지만 규정에 따라 실무적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신구권력, 한국은행 총재직 두고 정면충돌…"공백 최소화 바람직"


[출처=한국은행]

지난 8년간 한국은행을 이끈 이주열 총재 임기가 이달 말 31일 종료된다. 이에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차기 총재가 국회 인사청문회을 거쳐 취임해야 하나 아직까지 후보 지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임 총재 지명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무마된 배경이 후임 총재 지명에 대한 입장차로 알려지며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 모습이다.

청와대 측은 5월 임기까지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차기 총재를 양측 간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은 총재의 임기는 4년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전문성을 무시한 내로남불 인사는 정책 실패로 이어졌지만 반성하긴커녕 정권 말까지도 내 사람 챙기기 위한 알박기 인사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 간 협의가 늦춰지는 가운데 다음 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총재 부재 속 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서 이주열 총재는 지난 금통위 회의 기자회견에서 국제 금융시장이 혼란한 가운데 차기 총리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운영과정에 차질이 없도록) 규정에 따라 실무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文 뉴딜펀드 중추 '성장금융' 대규모 경영진 공백 우려…"펀드운용 문제 없어"


[출처=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은 뿐 아니라 현 정부와 당선인 간 인사권 갈등에 한국성장금융, 금융결제원, 보험연구원 등 주요 금융 공공기관 인선도 줄지어 지연되는 모습이다.

뉴딜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한국성장금융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성기홍 현 대표이사 외 경영진 4명의 후임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윤 당선인 측 요청에 이를 보류하게 됐다.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대표 및 경영진 선임이 무산된 성장금융은 당장 다음 달부터 대규모 경영진 공백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 경우 조직에 남은 사내이사는 조익재 투자운용2본부장 1명 뿐이다.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회사가 운영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또한 올해 뉴딜펀드 사업이 확정됐기 때문에 뉴딜펀드 운용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2016년 설립된 성장금융은 민간기업이지만 산업은행(8.7%), 기업은행(7.4%) 등 공공기관이 대주주로 위치하며 실질적으로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이러한 신구권력 간 인사 불협치에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임기만료를 앞둔 연합자산관리(유암코), 금융결제원, 보험연구원 등 금융 공공기관의 대표 선임 인사도 줄줄이 동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3%대 고물가 등 불확실한 국내외 금융정세에 양측 권력이  낭비적인 갈등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 주요직 인선이 늦춰지는 점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15일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저희와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며 "현 정부와 같이 병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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