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그린파워·강릉에코파워 등급전망 내려
-"무조건적 A등급은 도덕적 해이"
글로벌 탄소중립 바람에 국내 민간발전사의 신용등급 및 전망이 연일 추락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들은 삼척블루파워를 비롯한 신규 발전사의 등급전망을 낮춘 바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비우호적인 정책전망에 신용등급을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올해 삼척블루파워 신용등급·전망 낮춰
한국신용평가는 23일 진행한 수시평가에서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계단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6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회사의 신용등급(AA-)은 유지하되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하향의 주된 배경으로 정부의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한 사업안정성 저하를 꼽았다.
지난 10월 말 발표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석탄발전 가동을 2050년까지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이 경우 삼척블루파워는 계획상 내용연수인 30년을 못 채우고 상업운전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또 삼척블루파워는 금융권의 탈석탄 기조로 인해 사업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삼척블루파워가 진행한 회사채(1000억원) 수요예측에서는 단 한 곳의 투자자도 참여하지 않으며 전액미매각 사태가 발생했다.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공정율도 함께 지연되는 분위기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공정율은 53.86%로 기존계획 대비 8%포인트 뒤쳐졌다.
A 등급도 높다?…"2030년 중 좌초자산 전망"
이번에 신용등급이 하락한 민간발전사는 삼척블루파워가 유일하나 강릉그린파워, 고성에코파워 등 다른 발전사 또한 올해 등급전망이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에도 민간발전사의 신용등급이 여전히 높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전업 회사채가 부여받은 신용등급은 총 927건으로 모두 A등급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이를 두고 "신용평가사들은 3사에 의한 과점시장을 형성하면서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이나 미래예측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부보증이 되는 발전사업자에게 무조건적인 A등급을 부여하는 도덕적 해이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발간된 연구보고서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국내 에너지기후 관련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과 충남대 미래전력망디자인연구실, 영국 카본트래커이니셔티브(CTI)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는 이르면 2035년부터 삼척블루파워를 포함한 신규 석탄발전소 7기가 좌초자산화(가치하락 및 부채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는 한국이 석탄을 고집할수록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며 "이제는 탈석탄이 가능하냐는 논의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탈석탄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