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맹이라도 괜찮다…은행권 ‘시니어 맞춤’ 서비스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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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맹이라도 괜찮다…은행권 ‘시니어 맞춤’ 서비스 속속 등장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2.1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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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눈에 들어오는 ‘큰 글씨 ATM’
- 단순한 화면 구성으로 모바일뱅킹 업무도 척척
- 기본 금융 정보부터 보이스피싱 예방·대처법 교육 서비스 제공
신한은행이 어르신을 위해 새롭게 출시한 '큰글씨 ATM' [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이 어르신을 위해 새롭게 출시한 '큰글씨 ATM' [제공=신한은행]

최근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고령층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오프라인 점포 폐쇄 가속화에 금융소외계층이 외면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은행들은 고령층 맞춤 ATM, 모바일앱, 금융 교육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령층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70대 어르신은 “부끄럽지만 여태 ATM 을 제대로 사용해 본적이 없다”며 “잘 보이지도 않고 혹시나 잘못 누를까 겁나서 송금 한번 할 때도 번호표를 뽑아 한참을 기다린 후 은행 직원에게 달려가 일을 처리한다”고 털어놨다.

많은 시니어 고객들이 이처럼 ATM 사용이 익숙치 않아 번번이 은행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긴 시간을 기다린 후 창구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고민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어르신 맞춤 ATM’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고령층 고객들이 ATM 사용시 작은 글씨와 금융용어 등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새로운 개념의 ATM을 출시했다. 어르신 맞춤 ATM은 버튼 기능이 적고 쉬운 용어를 사용한다. 음성 안내 속도도 기존보다 70% 수준으로 느리게 지원한다. 무엇보다 한 눈에 쉽게 들어오는 큰 글씨가 고령층 고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오고 있다. 현재 고객 중심 영업점에 5대가 설치돼 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전환이 빨리지는 데 반해 시니어층은 그 속도에 맞춰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사용 빈도수가 높은 ATM을 새롭게 바꿔 시니어 고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고령층이 디지털 금융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손으로 출금’ 서비스는 손바닥 정맥 인증만으로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통장이나 카드를 지참하지 않아도 되고, 비밀번호 입력도 불필요하다. 손바닥만 갖다 대면 창구·STM·ATM에서 예금 지급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을 이용하는 어르신 고객들은 모바일뱅킹 앱 ‘우리WON뱅킹’에서 ‘이지타입(Easy Type)’화면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을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첫 화면에는 나타나는 금융 일정 알림을 누르면 당일 필요한 업무로 바로 연결 돼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통장이 새롭게 재탄생 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친환경 통장’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니어층을 중심으로 아직까지는 실물통장이 필요한 고객의 수요가 상당 부분 있다”며 “ESG 트렌드에 맞게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져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금융사기 예방 교육’ 서비스를 진행한다 [제공=OK저축은행)
OK저축은행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금융사기 예방 교육’ 서비스를 진행한다 [제공=OK저축은행)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OK저축은행은 고령층 뿐만 아니라 청소년, 장애인에게 눈높이에 맞는 금융 지식을 전해주며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노인종합복지관을 직접 방문해 신분증·스마트폰 관리의 중요성,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실질적인 금융 사기 예방법과 대처법을 알려 주고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거래에 약한 어르신들의 금융 정보 불균형 해소와 금융 사고 방지를 위해 마련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금융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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