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탄약고] 국방부, 기후 위기 대응 전담 부서 설립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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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탄약고] 국방부, 기후 위기 대응 전담 부서 설립 서둘러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1.2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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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으로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후위기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이제 지구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국방은 마치 기후변화와는 상관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국방부도 전담부서나 전담인력이 없는 것은 물론,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방산·軍, 탄소배출 많아 기후위기에 취약...전문인력·전담부서 필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신형 군용 트럭 [사진=녹색경제]

방위산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6%를 차지한다. 이는 탄소배출이 많다고 여겨지는 해운산업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국내 방산은 국제적으로 10위권 안에 자리한다. 

게다가 군은 평상시에도 끊임없이 훈련을 한다. 군대를 유지하기 위한 탄소배출도 많다. 군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와 차량과 전력은 모두 탄소배출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자동차가 전기자동차로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는데, 현재는 군용 전기차 확보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량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화석화될 가능성이 있어 유지·정비가 우려될 수 밖에 없다. 

주변국인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는 모두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열심히 성능을 개량해가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을 막기 위해서는 레이저무기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며, 탄도미사일도 발사 시점에 타격하려면 레이저무기가 가장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처럼 미래에 가장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 레이저무기나 마하7 이상의 레일건은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한다.

따라서 군사용 전력확보 대안과 큰 용량의 배터리 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는 미군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는 부분이다. 

비행기와 함정도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모두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같은데도 국방부에 전담부서가 없다는 것은 다소 무모해보일 정도다. 지금이라도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전담부서를 설치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 

美 국방차관 "미군, 기후변화 피할 수 없는 현실...국방 계획 전 부문에 영향 미치는 데 준비 안 돼" 경고

미군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준비가 안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우리 계획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안보 문제인 기후 변화를 다룰 준비가 안 돼있다"고 밝혔다.

캐슬린 힉스(Kathleen Hicks) 국방부 차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가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지금은 그 도전에 맞서야 할 때를 넘어섰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힉스 차관은 이어 "전 세계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에 7500억 달러가 투자됐다"며 "문제는 그 대부분이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국가 안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최초 여성 차관인 힉스는 최근 이틀간 GM디펜스에서 전등 정찰 차량을 포함한 1세대 군용 전기 차량에 대한 작업을 둘러 보고 "만약 우리가 솔루션의 일부를 따르지 않는다면 뒤쳐지게 될 것"이라면서 "차량 지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 자동차는 소음이 적고 적군의 적외선 감시장비에 포착되는 열신호를 줄일 수 있지만 어떻게든 재충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전장에서 전기차를 재충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힉스는 "임시방편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안"이라며 "일단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기후 변화를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토, COP26서 "기후변화는 안보 위협...軍, 2050 탄소중립 달성할 것"

서방 군사동맹의 한 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기후위기 대응에서 가장 선도적이다. 나토는 기후변화를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달 초 영국 글래스고우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안보와 기후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기후변화는 안보에도, 나토에도 중요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안보) 위기를 가중시킨다”면서 “물, 영토 같은 희소 자원 경쟁을 심화하고 수백만명을 떠돌이로 만들어 세계를 더 위험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지난 3월에는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열린 회원국 외교장관회의에서 "기후변화가 세상을 더 위험하게 만들기 때문에 나토에 중요하고,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면서 "오는 2050년까지 군대의 탄소 중립 결의를 위한 회담을 올 하반기에 개최하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스톨텐베르그는 노르웨이 환경부 차관과 총리, 유엔 기후변화 특별대사를 지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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