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車반도체 수급난에 부품업계 휘청..."정부 차원에서 규제 풀고 강소기업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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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車반도체 수급난에 부품업계 휘청..."정부 차원에서 규제 풀고 강소기업 지원해야"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11.22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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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車부품사 5년간 100여곳 폐업...지난해만 70여곳
- 전기차 부품 수, 내연기관차의 37%수준
- 정부, 규제 풀고 강소기업 지원 '시급'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37%(1만1000개 가량) 적게 들어간다. 이로 인해 부품업체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녹색경제신문]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속도가 빨라지면서 부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통상적으로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37%(1만1000개) 적은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로 생산량마저 줄면서 기존 부품업체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풀고 적극적으로 강소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 등록된 신차는 12만2519대로 전년동월대비 20.8% 감소했다. 반면 전기차는 1만860대가 판매되면서 전년동월대비 무려 272.8%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부품업계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완성차 생산량이 줄자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하기 시작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완성차업체와 직접 거래하고 있는 1차 협력업체수는 744개로 나타났다. 이중 대기업은 266개사(35.8%), 중소기업은 478개사(64.2%)다. 협력업체 수는 지난 2015년부터 0.8~2.8% 수준의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0년에 들어 80개의 업체가 사라지면서 -9.7%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업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수주가 없어서 문제다. 코로나로 주문량이 뚝 끊기면서 고정비만 나가는 상황"이라며 "당장 새로운 걸 개발할 자금도 부족해서 이대로 문을 닫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원인으로는 영세업체들의 미래차 전환 등 시장 대응 미비가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부품사 10곳 중 8곳은 전기차 전환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매출 500억원 미만 기업의 미래차 전환율은 16.1%에 불과했다. 83.9%는 미래차 전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업계에서는 정부가 두 가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나는 대기업 위주의 지원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기에는 중소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서 안전하게 대기업에 지원을 해주는 상황이다. 결국 강소기업은 성장의 기회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두 번째는 과도한 규제다. 테스트를 진행하고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쌓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의 규제가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자율주행에서 보행자의 시선은 사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보행자가 차량을 인지했는지에 따라 주행에서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해당 부분을 연구하기 위해 보행자의 시선을 녹화하고 이를 분석해 자료로 사용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수집된 개개인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 하도록 지시한다. 이렇게 '비식별화' 처리를 하면 보행자와 차량의 상호 관계와 관련된 데이터를 모을 수 없게 된다. 이는 기술력의 퇴보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외국 기업들에 밀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외국은 다르다. 개발을 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고 연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이런 규제로 부터 자유롭길 바라는 기업들은 국내에서 해외로 진출한다. 이런 것 뿐만 아니라 국내에는 기술 개발을 가로막는 규제가 많다. 이런 부분들을 정부 차원에서 풀어줘야 원활한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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