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페이팔과 핀터레스트는 어울리는 한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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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페이팔과 핀터레스트는 어울리는 한쌍인가?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10.2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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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결제-소셜미디어-이커머스 포괄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덩치키우기
소비자 주도 데이터에 기반한 큐레이티드 쇼핑-결제 추세는 더 심화될 것
Photo: Souvik Banerjee Source: Unsplash.
Photo: Souvik Banerjee Source: Unsplash.

미국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페이팔(PayPal Holdings, Inc. NASDAQ: PYPL)이 이미지 공유 소셜미디어 플랫폼(SNS)인 핀터레스트(Pinterest. PINS)를 미화 450억 달러(우리돈 약 53조 원)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 절차 막바지 과정에 있다는 소식이 10월 21일 보도됐다.

페이팔이 핀터레스트에 제시한 평가 금액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 딜이 만일 성사된다면 올들어 가장 큰 규모의 테크계 스타트업 인수 사례가 된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페이팔은 이미 수 개월 전부터 핀터레스트 측과 인수 협상을 벌이며 ‘수퍼앱’ 탄생을 계획해왔다고 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금융계 전반은 글로벌 온라인 결제 플랫폼의 이미지 공유 SNS의 '결혼'의 의도가 잘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듯 고개를 꺄우뚱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두 테크 기업의 ‘결혼’ 소문을 기사화한 『파이낸셜 타임스』 지는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의 결합이 될 것이라 평가했다.

페이팔과 핀터레스트가 공유하는 미래 비전은 사용자 주도 빅데이터 기반 금융−커머스 생태계
페이팔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핀테크계 온라인 결제 시장 1인자다. 벤모(Venmo) 즉석 온라이 결제 앱과 브레이트리(Braintree) 중소상인용 금융거래앱을 소유하고 있다.

한편 전세계에서 창업되는 모바일 은행과 결제 앱들과 선구매후불 앱(대표적으로, 스웨덴의 클라르나(Klarna)), 아시아권의 두 거물 결제시스템인 위챗(WeChat)과 알리페이(Alipay) 등이 가해오는 시장 점유율 경쟁이 전에 없이 치열해진 가운데 자체적 금융 및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미래 글로벌 온라인 결제시장에서 낙오될 수 있음을 페이팔은 잘 알고 있다.

허니사이언스는 브라우저에 설치하는 확장프로그램으로, 온라인쇼핑중인 소비자에게 인터넷 상의 모든 쿠폰을 자동검색해 할인코드를 제안해준다.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금융 자동화 기술이 주축이다. Courtesy: Honey
허니사이언스는 브라우저에 설치하는 확장프로그램으로, 온라인쇼핑중인 소비자에게 인터넷 상의 모든 쿠폰을 자동검색해 할인코드를 제안해준다.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금융 자동화 기술이 주축이다. Courtesy: Honey

페이팔은 지난 2019년 11월, 온라인 할인쿠폰 스타트업인 허니사이언스(Honey Science Corp.)를 미화 40억  달러에 인수했고, 이어서 올 9월 초에는 일본에서 창업된 선구매후불(buy-now-pay-later, 줄여서 BNPL) 핀테크 기업인 페이디(Paidy)를 27억 달러에 매입했다. 현재 일본에서 고정 회원수 6백만을 보유하는 페이디는 소비자가 결제할 때 자체 디지털 지갑이나 QR코드로 3개월 분할 납부처리를 즉석 처리해주는 서비스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용되고 있다.

페이팔이 지금까지 가장 뼈저리게 필요했던 것은 이용자들이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페이팔 결제 절차에 도달하기까지 사이를 이어주는 소셜미디어 통로였다. 핀터레스트가 그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것이라 판단한 듯하다.

핀터레스트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공동으로 실시사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75%는 구매통로가 있다면 소상공업체의 제품을 더 자주 구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원천: Pinterest Newroom
핀터레스트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공동으로 실시사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75%는 구매통로가 있다면 소상공업체의 제품을 더 자주 구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원천: Pinterest Newroom

현재 핀터레스트는 월별 활동 사용자수 4억5천 만을 확보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패션, 뷰티, 인테리어, 디자인, 액세서리 등에 관심이 많고 이미지와 사진 조회하며 구매하고픈 이미지를 수집하기 좋아하는 여성 회원들이 차지한다. 그런점에서 핀터레스트 사이트는 페이팔에게 마케팅에서 말하는 이른바 ‘구매 깔때기(purchasing funnel)’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핀터레스트도 이미 이미지 카탈로그식 플랫폼에서 이커머스 사이트로의 서비스 확장을 준비해왔다. 그런 점에서 페이팔은 일명 ‘핀너(pinner)’로 불리는 핀터레스트 회원들과 제품 소상공인 사이를 중개해 매출로 연결시켜줄 좋은 파트너다.

핀터레스트는 작년 거둔 17억 달러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영업에서 발생시켜왔다. 그러나 지속적인 인터넷 쇼핑 증가 추세에 따라 상품 시각화와 이미지 검색 활동이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진다는 소비패턴을 파악하고 올 여름부터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협력으로 미니 온라인 쇼핑기능인 ‘핀터레스트숍(The Pinterest Shop)’을 제공하고 소상공인을 대상 디지털숍을 지원하며 수익 확대를 꾀하기 시작했다.

현재 월스트리트 금융가에서는 페이팔의 핀터레스트 합병을 우려하는 시선이 더 많다. 이미지 카탈로그 방식으로 구축된 핀터레스트 플랫폼을 페이팰 결제 시스템과 결합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핀터레스가 2021년 8월 서비스 개시한 패턴 검색 기능. 페이팔이 공예가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수제공예품 거래소인 엣시(Etsy) 보다 테크 솔루션 서비스에 주력하는 핀터레스트의 기업가치평가를 38배 높게 평가한 이유다. Courtesy: Pinterest Newsroom
핀터레스가 2021년 8월 서비스 개시한 패턴 검색 기능. 페이팔이 공예가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수제공예품 거래소인 엣시(Etsy) 보다 AI, 빅데이터,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주도적 테크 솔루션 서비스에 주력하는 핀터레스트의 기업가치평가를 38배 높게 평가한 이유다. Courtesy: Pinterest Newsroom

그럼에도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소비자 데이터서 도출된 정보를 기반으로 오락-정보-커머스를 가로지르며 서비스 기능을 경쟁적으로 확장하는 이커머스와 결제 트렌드는 더 심화될 것이다.

아마존이 제품 배달에서 가정용 AI비서, 가전제품, TV 오락 프로그램, 구매행태별 맞춤식 광고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의 일상활동 다방면으로 침투하고,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을 보는 시청자들의 음식배달, 쇼핑목록, 카드결제내역을 실시간 즉석 추적하는 것처럼 말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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