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월 36만건 '고아계약' 범람···"보험설계사 1년내 절반 탈락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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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월 36만건 '고아계약' 범람···"보험설계사 1년내 절반 탈락 영향"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1.10.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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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연간 고아계약 439만건, 이관계약 3천만건
- 낮은 설계사 정착률 고아계약 양산, 불완전관리 개선 필요
- 체계적 관리 및 보상체계 개선 목소리↑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시 외부에서 치러진 보험설계사 시험 모습. [제공=손해보험협회]

관리주체가 없는 보험계약인 '고아계약'이 지난해 월 평균 36만건 가량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잦은 설계사 이직 관행이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의 불완전관리 문제까지 제기된 양상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월 말일 집계된 고야계약의 합산 규모가 439만건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36만건 수준이다. 최초 보험계약을 체결했던 담당 설계사의 변경이 이뤄진 '이관계약'은 3094만 건에 이르렀다.

홍성국 위원은 "고아계약의 근본 원인은 보험업계의 낮은 설계사 정착률 때문"이라며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뿐 아니라 불완전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인식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의 설계사 이탈은 회사의 영업력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익성 및 기업평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설계사 인력의 탈락을 막고 조직운영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선 체계적 관리와 새로운 보상체계 마련 등의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는 다른 직업에 비해 초기 투자금이 필요없고 진입장벽이 낮은 편으로 막연하게 보험업에 뛰어드는 경향이 많다"며 "신규로 진입한 설계사들은 정착수당 수령이나 지인 등의 인맥 위주 영업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있어 신규 고객창출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오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고아계약'은 담당 설계사의 이직 또는 퇴직 후 다른 설계사에게 이관되지 않고 담당자 공백 상태의 보험계약을 말한다. 담당 설계사 변경이 이뤄진 보험계약은 '이관계약'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고아계약 발생으로 계약자에게 적시에 제대로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지면 계약실효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3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하면 보험계약이 실효되는데 보험료 미납은 통신사 변경이나 계좌 잔액 부족 등 보험소비자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유로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담당 설계사의 관리가 절실한 대목이다.

또한 상품안내 및 설계부터 가입까지 책임졌던 담당 설계사가 사라지거나 초면의 설계사를 새 담당자로 통보받은 보험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거나 사고 발생 시 필요한 보장을 제때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로 민원 발생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업계의 13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46.9%에 그쳤다. 새롭게 영업을 시작한 설계사 절반 이상이 1년도 안 돼 영업 현장을 떠났다는 얘기다. 13월차 등록 정착률은 신규 보험설계사들 중 1년 이상 정상적인 모집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비중이다. 

한편 지난해 가장 많은 고아계약을 양산한 생명보험사는 신한라이프로 130만 건에 달했다. 이어 교보생명 58만건, 처브라이프 56만건, KDB생명 51만건, AIA생명 20만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관계약은 한화생명이 329만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교보생명 313만건, 삼성생명 309만건, 신한라이프 300만건, 흥국생명 120만건 순이다.

손해보험사 기준 고아계약 집계량은 롯데손해보험(39만 건), 흥국화재해상(12만 건), 농협손해보험(1만6천여 건) 순으로 많았으며 이관계약은 현대해상(359만 건), 메리츠화재(262만 건), 삼성화재(164만 건), DB손해보험(162만 건), KB손해보험(112만 건) 순으로 많았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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