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취임 1년...'배틀그라운드' 글로벌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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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후]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취임 1년...'배틀그라운드' 글로벌화 총력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06.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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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판 키워
- '인도 리스크' 해결하며 해외 매출 비중 끌어올릴까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배틀그라운드'는 한국 게임계에서 새 역사를 써내려간 게임이다.

그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 외산 게임들이 주를 이뤘던 한국 게임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는 파란을 일으키며 한 때 1위 자리에도 머물렀다.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한국 PC방의 표준 사양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성공 뒤에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의 역할이 막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30명의 소수 정예로 '배틀그라운드'라는 대작을 1년 만에 만들어 내며 기업가치를 단숨에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제 김 대표 앞에는 '글로벌화'라는 과제가 놓여있다. 여전히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게임들이 많은 가운데 김 대표가 글로벌화를 이뤄내며 재도약에 성공할 지를 놓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이미지.
배틀그라운드 이미지.

◆ 그날

2020년 6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취임

지난 2020년 6월 25일 경기도 판교 크래프톤타워에서 김창한 대표이사의 취임식이 열렸다.

김 대표는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이끌었는데, 해당 게임이 크래프톤의 중심이 되면서 김 대표에게 기업의 명운을 맡긴 것이다.

김 대표는 취임식에서 "크래프톤이 제2의 배틀그라운드 제작을 통해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제작의 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끄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창의적 경영을 통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인재 영입, 육성 등을 통해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과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김 대표는 '제작의 명가'로 재도약하기 위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정량적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명작' 기준에 부합하는 게임 제작 △실패가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도전 △자율과 책임,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의 인식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적재산권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투자도 진행하기로 했다.

대표 IP인 '배틀그라운드를 웹툰, 드라마, 영화, e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응용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게임으로 제작할 수 있는 원천 지식재산(IP)을 확보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게임 지식재산이나 제작팀과 관련한 발굴도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PGI.S의 챔피언 자리를 북아메리카 '소닉스'가 차지했다.
배틀그라운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PGI.S의 챔피언 자리를 북아메리카 '소닉스'가 차지했다.

◆ 그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날개 달아, 한국 게임 위상 드높여

김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화에는 속도가 붙었다.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열린 크고 작은 대회들을 합치면 14개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 어떤 경쟁 게임의 e스포츠 대회보다도 많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유저들에게 끊임없이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 가운데서도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S(이하 PGI.S)'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점은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PGI.S는 지난 2월 초부터 3월 28일까지 최장기간인 8주 동안 전 세계 8개 지역 32개 팀이 출전한 대규모 대회인데, 상금 규모 역시 705만달러(한화 77억9000만원) 이상이 책정돼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치열한 고민과 도전으로, 불가능할 것 같던 e스포츠 축제를 실현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도 8주라는 긴 시간 동안 PGI.S에 관심을 보내준 팬 여러분과 긴장감 넘치는 전투로 서바이벌의 진수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크래프톤의 글로벌 e스포츠화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어 해외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두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매출액 4610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의 94%가 해외에서 나온 것을 고려하면 크래프톤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가 하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공동 창업자인 케빈 린이 크래프톤의 사외이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크래프톤의 글로벌 e스포츠 판 키우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e스포츠 리그가 트위치 플랫폼을 무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정통한 케빈 린이 향후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김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외의 매출원 확대를 위해 신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인공지능 기반 챗봇 개발사인 스캐터랩에 10억원을 투자해 지분 4.21%를 확대하고 VCNC에서 운영하던 커플메신저앱인 비트윈을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투자가 크래프톤의 향후 신작에 쓰일 인공지능기술을 키우는 일에 연결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최근 대작 오픈월드 게임을 개발하는 일이 게임업계의 지상 과제로 떠오른 상황 속에서, 인공지능의 고도화는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더불어 김 대표는 새로운 IP를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크래프톤은 이영도 작가의 대표 판타지 장편소설인 '눈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 IP를 활용해 게임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새 IP를 활용해 게임 외에도 영상물, 출판물 등 다양한 2차 콘텐츠 제작물을 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이미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이미지.

◆ 그리고, 앞으로

인도 시장 공략, 배틀그라운드 글로벌화의 마지막 퍼즐

김 대표는 인도 시장을 향해 끝없이 러브콜을 보내왔다.

인도와 중국 사이의 분쟁으로 인해 그동안 크래프톤은 인도 내 배틀그라운드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어 왔음에도, 인도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은 것이다.

이를 위해 크래프톤은 인도 e스포츠 업체 '노드윈 게이밍'에 255억원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는가 하면 인도에 특화된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인 '배그 모바일 인디아'를 준비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이 인도 시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힘을 쏟는 이유를 놓고 업계에서는 인도 시장이 아시아 매출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까지 아시아 매출의 25% 정도를 거둬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의 서비스 시작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최근 인도의 몇몇 정치인들이 크래프톤과 중국 기업인 텐센트 사이의 관계를 꼬집으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출시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그동안 인도 지역의 지사를 설립하는 등 인도 시장에 끊임없이 투자를 펼쳤던 점이 인도 시장에서 인정받으며 사업 재개에 성공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인도 게임 소비자의 88%는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는 만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가 성공적으로 출시된다면 인도 내에서 국민 게임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크래프톤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인도 내에서 극심한 만큼 신작 출시가 조명받기 어려울 가능성도 높아 성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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