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투자의 귀재’ 몰려든 케이뱅크 유상증자, 인터넷은행 몸값 상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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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투자의 귀재’ 몰려든 케이뱅크 유상증자, 인터넷은행 몸값 상승 기대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5.3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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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뱅크 유상증자, 1조2500억 몰리며 흥행…인터넷 리딩 뱅크 경쟁 ‘박차’
- 고수익 행진 이어온 ‘투자의 귀재’…"인터넷은행 몸값 오를 것"
서울 을지로의 케이뱅크 사옥 전경.(사진=케이뱅크)
서울 을지로의 케이뱅크 사옥 전경.(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 굵직한 이력을 지닌 신규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함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몸값이 높아질 거란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이번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 대부분이 이 부문에서 굵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큰손’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은 각각 아시아와 글로벌 무대에서 최대 사모펀드(PEF)로 최근 IT와 디지털 등 폭넓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도 고수익 투자로 이름을 날리는 가운데 디지털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케이뱅크 유상증자, 1조2500억 몰리며 흥행…인터넷 리딩 뱅크 경쟁 ‘박차’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1조2499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는 당초 목표로 했던 6000억원의 2배에 달한다. 인터넷전문은행 단일 증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기존 9000억원에서 2조1500억원으로 약 2.4배 늘어나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중앙회와 신한금융지주 등이 참여했다.

신규 투자자로 PEF(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이 각각 2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MG새마을금고가 LP(대표 투자자)로 참여한 사모펀드가 1500억원을, 신한대체투자와 JS프라이빗에쿼티가 Co-GP(공동 업무집행사원)으로 결성한 사모펀드가 1250억원을 투입한다. 이외에도 모바일 게임회사 컴투스가 5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은 케이뱅크의 새 2·3대 주주에 등극하게 됐다. 기존 2·3대 주주인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지분율 순위가 뒤로 밀려난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IT 및 인프라 투자와 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서 독주해온 카카오뱅크를 쫓아갈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새 투자자 면면 살펴보니…고수익 행진 이어온 ‘투자의 귀재’


케이뱅크의 유상증자는 고수익 실적을 자랑하는 이들이 한 곳에 모였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최대의 PEF로 과거 한미캐피탈(현 KB캐피탈), HK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 오랜지라이프(구 ING생명) 코웨이, 홈플러스 등을 인수한 뒤 새로운 투자자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워왔다.

2019년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려 롯데카드를 인수하고 규모를 키우는 등 금융권에서도 활발한 투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베인캐피탈은 글로벌 PEF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에 22개 사무소를 두고 80여 곳 이상을 포트폴리오사로 보유하고 있다. 또 포트폴리오사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돕는 '윈-윈 전략'을 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국내 최대 ERP(전사적자원관리) 기업 더존비즈온에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는데,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 국내외 금융회사와의 경쟁을 뚫고 주인공이 됐다. 베인캐피탈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더존비즈온의 해외시장 공략 수요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MG새마을금고 역시 엥커(메인 출자자) 투자한 펀드들의 투자금 회수가 본격화되면서 고수익의 투자실적을 거두고 있다. 알짜 투자를 주도적으로 선별했고, 그 결과 크게 뛰어오른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 것이다. 대규모 투자로 자본시장에서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신규 투자 발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케이뱅크 투자는 디지털 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MG새마을금고는 2020년 5월 스마트뱅킹을 리뉴얼한 ‘MG더뱅킹’을 선보이고 같은 해 12월 ‘통합민원관리시스템’도 개설했다.

앞으로는 모바일 전자화폐와 같은 디지털 페이먼트를 강화하는 한편 예금과 대출, 보험 가입까지 지원하는 이동식 점포 ‘태블릿 브랜치’를 구현할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에 주목한 투자자…인터넷전문은행 전성기 열리나


케이뱅크의 유상증자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카카오뱅크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의 전반적인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이 평가절하되는 분위기지만 거대 PEF들은 오히려 '디지털금융'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한 반면, 케이뱅크는 플랫폼의 부재에도 경쟁력을 입증하며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했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원화 입출금 전용계좌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는 올해 초 가상화폐 열풍이 다시 불면서 빛을 발했다.

또 금융권 처음으로 시작한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적재적소에서 이뤄진 새로운 시도들로 지난 1분기 케이뱅크의 순손실은 123억원으로 분기 사상 처음으로 적자폭을 100억원대로 줄일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명한 PEF들이 케이뱅크 유상증자에 모여든 것은 그만큼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8~9월 본격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가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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