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코로나19로 인해 경영 실적이 죽을 쒔던 석유화학(석화) 업계의 올 1분기 영업 내실 성적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종 업체 주요 50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조 6000억 원 이상 늘었는데, 증가율로 보면 150%를 상회했다. 작년 1분기 때보다 영업내실이 배(倍) 이상 좋아졌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액은 LG화학이 가장 크게 올랐고, 증가율은 국도화학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본지가 ‘국내 석유화학 업체 50곳의 2020년 대비 2021년 각 1분기 영업 내실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 조사 대상 기업은 상장사 중 관련 업종에 있는 매출 상위 50곳이다. 영업손익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의 의하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 50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1조 6478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벌어들인 4조 2567억 원보다 2조 6089억 원 많아진 액수다. 증가율로 보면 158.3%나 상승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1.5배 넘게 증가한 것이어서 올해 석유화학 업계가 코로나를 뚫고 어느 정도로 비상할 수 있을 지에 큰 관심이 쏠린다.

올 1분기 기준 석유화학 업체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화학’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7529억 원이었다. 작년 1분기 때 업계 영업익 순위 3위에서 올해는 당당히 1위로 우뚝 올라섰다.

2위는 S-Oil이 꿰찼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6288억 원. 지난 해 1분기 때 코로나19로 S-Oil의 영업내실 성적표는 50곳 중 가장 낮은 꼴찌였다. 1년 만에 2위 자리로 확 바꿔졌다.

앞서 2곳 이외에 올 1분기 영업이익 1000억 원 이상 되는 곳은 6곳 더 있었다. SK이노베이션(1575억 원), 금호석유화학(1147억 원), 롯데케미칼(4060억 원), LG생활건강(2748억 원), 한화솔루션(2210억 원), 아모레퍼시픽(1348억 원) 등이 올 1분기 영업이익 1000억 클럽에 가입했다.

석화업체 50곳 중 영업이익 1000억 클럽에 가입한 숫자는 작년 1분기에 5곳에서 올 동기간에는 8곳으로 1년 새 3곳 많아졌다.

100억 원에서 1000억 원 사이 영업이익을 올린 업체는 26곳으로 조사됐다. 대한유화(862억 원), 태광산업(764억 원), 효성티앤씨(624억 원), 효성화학(616억 원), 코오롱인더스트리(543억 원), 한솔케미칼(449억 원), OCI(368억 원), 롯데정밀화학(361억 원) 등이 이들 그룹군에 포함됐다. 이중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OCI 등은 작년 1분기 때 영업손실에서 올 동기간에는 흑자로 돌아서며 선전했다.

작년 1분기 대비 올 동기간 영업이익 금액 자체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업체는 ‘LG화학’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작년 대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5979억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금호석유화학이 3003억 원 상승해 두 번째로 이익이 많이 늘었다. 한화솔루션도 1320억 원 이익이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영업이익이 100억 원 넘게 상승 기업은 8곳으로 파악됐다. 효성화학(481억 원↑), 태광산업(346억 원↑), 아모레퍼시픽(320억 원↑), 효성티앤씨(285억 원↑), 국도화학(227억 원↑), 코오롱인더스트리(170억 원↑), 애경유화(160억 원↑), 한솔케미칼(159억 원↑), LG생활건강(130억 원↑)이 이들 그룹군에 포함됐다.

이수화학(95억 원↑), 미원에스씨(74억 원↑), 유니드(55억 원↑), 코오롱플라스틱(51억 원↑) 등도 50억 원 넘게 이익이 늘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조 5000억 원이 넘던 영업이익이 1년 새 5700억 원으로 줄어들며 1조 원 정도 이익이 증발해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정밀화학도 작년 1분기에 514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올 동기간에는 361억 원으로 줄며 152억 원 이익이 감소했다. 이외 이엔에프테크놀로지(73억 원↓), 케이씨씨(71억 원↓), 남해화학(59억 원↓), 애경산업(59억 원↓) 등도 50억 원 넘게 영업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2년 1분기 영업적자를 본 기업도 2곳 있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작년과 올 1분기에 30억 원 정도 영업손실을 보는 아픔을 겪었다. 강남제비스코는 작년 1분기 때 34억 원 적자에서 올해는 44억 원 손실로 상황이 더 나빠졌다.

작년 1분기에 영업적자에서 올 동기간에 흑자로 전환된 곳도 6곳이나 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 기업 중 이익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에쓰-오일(S-Oil)이다. 작년 1분기만 해도 1조 원이 넘게 손실을 보던 것이 올 동기에는 6000억 원 넘는 이익을 올리며 코로나19에서 서서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케미칼도 작년 350억 원 넘게 손실을 보던 것이 올해는 4000억 원 넘게 흑자로 전환했다. 이외 대한유화(-469억 원→862억 원), OCI(-95억 원→368억 원), 티케이케미칼(-59억 원→75억 원) 등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 영업이익 증가율 1위 국도화학 403%…LG화학·효성화학·코오롱플라스틱 등은 300%↑

작년 대비 올 1분기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로 보면 ‘국도화학’이 가장 높았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403.2%에 달했다. 작년 1분기 56억 원에서 올해는 283억 원으로 크게 이익이 증가했다.

이외 1년 새 영업이익이 배(倍) 이상 상승한 곳은 7곳 더 있었다. LG화학(385.9%), 효성화학(357.4%), 코오롱플라스틱(340.5%), 금호석유화학(261.8%), 이수화학(228.1%), 한화솔루션(148.5%), 애경유화(116.2%) 등이 100% 이상 증가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50% 이상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인 업체도 7곳이나 나왔다. 효성티앤씨(84.2%), 태광산업(82.9%), 미원에스씨(72%), 유니드(62.7%), 미원상사(55.4%), 한솔케미칼(55%), 동성화인텍(52.1%) 등도 영업이익 성적이 좋아진 우등 기업군 대열에 합류했다.

조사 대상 석화 업체 50곳의 올 1분기 매출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 1위는 ‘SK이노베이션’이 차지했다. 이 회사는 올 1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43.4%나 됐다. 다른 기업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크게 웃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률은 무려 75.9%에 달했기 때문이다. 작년 대비 올 1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32.4%P나 감소했다.

이외 영업이익률이 20% 넘는 업체로는 한솔케미칼(33.8%), 금호석유화학(31.1%), LG생활건강(21.2%) 세 곳이 더 있었다.

10%대 영업이익률을 보인 업체도 20곳으로 조사됐다. 작년에 12곳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달라진 양상이다.

한국알콜(18.4%), SK머티리얼즈(18.1%), 미원상사(17%), LG화학(16.9%), 원익머티리얼즈(16.7%), 휴켐스(16%), 태광산업(15.7%), 대한유화(15.6%), 미원에스씨(15.4%), 아모레퍼시픽(15%) 등은 15%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 50개 석유화학 업체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률은 5.6%였는데 올 동기간에는 14.4%로 8.8%P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