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ESG 사각지대 방산기업, '지속가능 경영' 위해 가산점제 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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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ESG 사각지대 방산기업, '지속가능 경영' 위해 가산점제 등 고려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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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때문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방위산업, ESG경영의 사각지대...지켜야 할 법규와 제도는 많은데, ESG 경영 촉진 노력 제도화는 미비

방위산업 분야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능동적인 기업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방산기업들은 보안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하고, 기본적으로 무기분야에서는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엄수하고, 기술과 제품의 외부유출을 완벽히 차단해야 한다. 군에 납품을 하는 절차도 까다롭고 복잡하다. 

방산기업의 고객은 정부가 유일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울 수 있는 군(軍)과 방위사업청이기 때문에 늘 감시와 규제를 감당해야 한다. 수출을 하기 위해서도 상당히 까다로운 수준에서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반면에, 방위사업법을 비롯한 관련 법규에는 ESG 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장려제도를 찾아 보기 어렵다. ESG 경영에 따른 이익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요구를 하기에는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 따라서 ESG경영은 어쩌면 방산기업들에게 지나친 요구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방산기업도 최근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고, 가능한 범위내에서 실천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IG넥스원, 방산분야 ESG 경영 주도...수소연료전지 드론 개발 착수

방산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LIG넥스원(대표이사 김지찬)이다. 

LIG넥스원은 회사, 직원, 지역사회가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환경 조성한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LIG넥스원 판교R&D센터 및 판교·용인 직원 어린이집 등에 태양광발전 및 지열발전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인증을 받는 등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2009년부터 CSR 전담조직을 구성,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LIG넥스원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자주국방에 기여하는 방산기업으로서 ‘호국보훈의 가치 실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회적인 공헌을 위해서 호국보훈, 지역상생, 희망나눔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경영진과 이사회의 균형을 통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 담당 및 이사회를 중심으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연구개발사업인 '자동비행과 원격조정 비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탑재중량 200kg급 카고 드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활용한 카고드론(탑재중량 200kg급 화물 수송용 드론)을 개발하는 동시에 지자체와 협력하여 실증기반을 구축하며, ISO 국제표준화 연계를 추진하는 사업으로, 5년간 총사업비 443억원이 투입된다.

국내에서 여러 종류의 수소연료전지 기반 드론을 개발한 바 있으나,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200kg 수준의 고중량 화물 운송용 드론을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고중량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드론임을 감안할 때, ‘25년 개발 완료 후, UAM과 연계한 상용화 및 군에 군용 수송드론으로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력과 물자수송을 위해 장시간 및 장거리 비행과 동시에 탑재중량이 큰 드론의 개발이 요구된다"며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 해외 에너지 의존도 감소를 위해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동력원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연료전지 기반 화물 수송용 드론을 이용하면 격오지 부대, 전시 고립부대에 대한 군수품 및 비상물품 수송에 활용할 수 있어 군수 보급 및 수송 능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첨단 국산무기의 연구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자주국방에 기여해온 LIG넥스원은 국민 모두를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이 결국 회사의 건실한 성장에 밑바탕이 된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방산 최대 기업집단 한화그룹, 태양광 발전, 수소에너지 기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혁신 중

국내 방산부문에서 가장 큰 기업집단인 한화그룹은 태양광 발전과 수소에너지에 집중 투자하면서 향후 방산계열사에 이를 본격 적용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위해 산업은행(회장 이동걸)으로부터 앞으로 5년간 최대 5조원의 금융지원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활용된다.

또한, 한화와 산은은 녹색기술 관련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1000억원 규모 ESG펀드 조성에도 합의했다. 한화와 산은이 각각 300억원, 민간에서 400억원을 조성해 중소·중견기업에 저리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활용해 자원 효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환경을 보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주포, 장갑차, 전차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충돌과 기동시험을 위해서는 많은 시험용 시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실험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으로 자원과 시간을 아끼고,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KF-21 시제기의 실물 모습 [사진=KAI]
KF-21 시제기의 실물 모습 [사진=KAI]

K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스마트팩토리로 품질과 성능은 높이고 자원과 환경은 아껴

지난달 9일 한국형차세대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을 가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안현호)은 국내 방산기업 중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세계적인 항공기 회사 에어버스의 동체를 제작하는 공장은 최종검사인원 4명을 제외하면 모두 자동으로 가동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팩토리다. 

KAI 관계자는 이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뛰어난 품질과 높은 생산성, 안정성,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자원 낭비요소가 적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KAI가 제작하는 KF-21 전투기는 독자 모델인 만큼 설계부터 시험비행까지 양산 단계 이전에 수많은 시제기를 필요로 한다. 이는 고스란히 자원의 사용과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KAI는 설계부터 시험까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최대한 활용해 다른 나라들에 비해 4.5세대 전투기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 이미 시제기를 출고했고, 내년에는 시험비행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영자의 장기비전 실현위한 임기 보장도 아쉬워...지속가능한 경영위해서는 젊은 인재 지속 유입돼야

아쉬운 점도 있다. 경영자가 장기적인 목표를 추진하기 어렵고, 최근에는 병역특례 축소 등으로 유능한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방산 분야는 상당히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많아 경영자의 임기가 상대적으로 너무 짧다. 비행기나 함정을 개발하는 일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한다는 것이 방산전문가들은 한결같은 견해다. 

심지어, '미국 고등연구계획국(DARPA, 한국의 방사청)은 3년안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아예 실패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할 만큼 난이도 높은 과제에 도전하는 것이 당연히 되는 것이 방산분야다. 

강은호 방사청장도 취임사에서 "국내 방위산업도 세상에 없는 것을 개발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변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던 만큼, 향후 도전과제들은 쉽지 않은 것들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자면, 다른 나라의 방산기업들 수준으로 상당한 기간의 임기를 보장하는 것을 고민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 일부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젊은 인재들이 이전에 비해 병역특례 등에 따른 유인이 줄어들고 특히, 연구개발 분야의 고급 인재 확보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 등으로 인해 부족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과거에 만들어진 불필요한 규정이나 규제로 젊은 인재들이 마음껏 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박종승)에 근무하는 직원이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면 이들이 왜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다. 그는 '2G 휴대폰과 와이파이(WIFI)가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 아이팟터치 제품은 저장기능이 있어 휴대할 수 없고, 정작 같은 회사의 스마트폰 제품은 카메라에 스티커만 붙이면 휴대하고 출입할 수 있다'며 국방보안훈령을 '이상한 규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ADD 직원은 '민간회사와 회의를 할 때, ADD 직원은 노트를 이용하고, 민간회사 직원들은 노트북을 이용한다'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그들은 그들이 민간기업에 있는 연구자들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을 염려한다. 최고의 인재들을 뽑아서 바보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서는 ESG와 관련한 가산점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ESG경영을 실천하는 방산기업에게는 방위사업청 등 관계기관에서 평가기준을 마련해 실질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하면 지속가능한 방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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