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조카의 난' 이겨낸 금호석유화학, 전문 경영인 체제로 ESG경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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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조카의 난' 이겨낸 금호석유화학, 전문 경영인 체제로 ESG경영 '박차'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5.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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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위해 박찬구 퇴진 '용단'...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환경 경영 강화...대기오염 관리수준 높이고, 오염물질 저감 노력
"꾸준하고 묵묵히" 이어온 사회공헌 활동...잘 나가는 NB라텍스도 사회공헌 물품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초부터 박철완 전 상무의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홍역을 치뤘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월 초 약 3000억원 규모의 고배당 안건과 이사진 교체, 사외이사 중 의장 선출, 자사주 소각,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 신설,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냈다. 

결국 박 전 상무가 일으킨 조카의 난은 3월 말 치뤄진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회장이 압승을 거두면서 1차 종결됐다. 주주들은 보여준게 없었던 박 전 상무보다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박 회장을 더 신임했던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작년 영업이익은 7421억원(전년대비 103.1% 증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50% 미만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합성고무·수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대부분의 장기적인 전망도 밝아 올해 들어 큰 폭의 주가 상승까지 이뤘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카의 난은 금호석유화학이 더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박 전 상무가 들고 일어선 명분이 ESG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박 전 상무는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ESG가치를 내재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각 공장이 사용하는 전력의 일정 부분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고 사내하도급 안전 확보에 대한 개선계획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었다. 

그가 주주제안을 통해 제시한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 중 의장 선출, 이사진 교체 등은 ESG 중 투명한 지배구조(G)와도 깊은 연관이 있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지배구조 개선 위해 박찬구 퇴진 '용단'...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조카의 난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초 대대적인 ESG 경영 강화안을 발표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정관 변경으로 새롭게 설치된 3개의 위원회 가운데 내부거래위원회와 보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꾸리고, ESG위원회의 경우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각 위원회의 위원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해 위원회 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제고한다. 감사위원회 위원장에는 황이석 사외이사,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에는 이정미 사외이사, ESG위원회 위원장에는 박순애 사외이사가 각각 선임됐다. 보상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선임된 이재경 사외이사가 맡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찬구 회장은 ESG 중 핵심인 지배구조(G) 개선을 위해 최근 세간을 깜짝 놀래킬 만한 용단을 내린다. 

금호석유화학은 5월 4일 박찬구 회장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1970년 창립 이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회사의 지배구조를 총수 일가가 아닌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박찬구 회장과 신우성 사내이사가 퇴임하고, 고영훈 중앙연구소장 부사장과 고영도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그룹 경영은 백종훈 대표가 총괄하게 된다.

금호석유화학 대표에 오른지 1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박 회장의 용단에 시장은 깜짝 놀랐다.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완승 후 내실 다지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박 회장은 오히려 자신이 물러나는 게 회사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당시 정기 주총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한 사외이사진을 선임했다. 이번 이사회와 임시 주총에서 사내이사까지 전문경영인을 선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영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이사회가 감독·집행하는,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선임 예정인 전문경영인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7명과 협력해 사회적 책임에 주력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거버넌스 전환은 최근 강조되는 지속가능경영과 ESG 경영 가운데 하나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경영 강화...대기오염 관리수준 높이고, 오염물질 저감 노력

금호석유화학은 ESG 중 E(환경) 부문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 주력 사업의 우위를 강화하면서도 환경과 관련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수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국내 제조, 수입되는 화학물질이 안전하게 관리되기 위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에 따라 2021년까지 등록 추진 화학물질 관련 제반 업무를 이상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환경 관련 컨설팅을 추진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환경, 보건, 안전(EHS)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환경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울산공장.
금호석유화학 울산공장.

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은 올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s)을 소각하는 축열연소시설(RTO) 관련 투자를 통해 보다 최적화된 방식으로 설비를 운영할 계획이다. 여수고무공장은 RTO 5기를 증설 가동하고 울산고무공장은 RTO 설비의 통합 운전을 추진하며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울산수지공장에서는 기존 흡수탑을 통해 처리되던 대기오염물질을 RTO로 소각 처리하는 등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관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고 있다.

"꾸준하고 묵묵히" 이어온 사회공헌 활동...잘 나가는 NB라텍스도 사회공헌 물품

금호석유화학은 매년 시각장애인용 흰지팡이 지원사업, 중증 장애인 복지시설 휴그린 창호 교체 지원사업, 맞춤형 휠체어 지원사업, 연말 임직원 성금 기부사업 등을 10년 넘게 지속해 오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상황인 만큼, 금호석유화학은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기업 핵심가치 중 하나인 ‘회사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로 만들어지는 의료용 라텍스 장갑은 의료기관의 종류를 불문하고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필수 제품 중 하나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 지구적으로 의료용품 수급이 마비되는 상황을 목격하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당시 전국에서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용 라텍스 장갑 200만 장을 신속히 전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초기의 보건·위생 차원을 넘어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 상황이 취약한 소상공인들의 경우 단기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상황이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공동의 노력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4월 초 금호석유화학을 포함한 그룹 내 11개 계열사 직원 전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 세계적 위기인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성금 활동도 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4월에 연세대학교 의료원을 통해 네팔에 코로나19 구호금 1억원을 기부했다. 

이 밖에도 정기적으로 CEO 주관의 사회공헌활동(사회복지시설 휴그린 창호지원, 중증장애인용 맞춤형 보장구 지원, 시각장애인용 보장구 지원, 연말 성금 기부 등)을 기획·전개하는 한편,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사회봉사활동 참여 장려를 위하여 봉사자에 대한 지원과 체계적인 관리, 포상 등을 제도화해 추진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비전(자료: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비전(자료: 금호석유화학)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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